李, 구체적 책임 방식엔 침묵
비명 “李, 책임지려면 사퇴뿐”
친명도 “원론적 이야기” 비판
이래경 친명 여부엔 “근거 無”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인한 ‘이재명 사퇴론’이 당내에 불거진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무한책임” 발언이 사퇴론에 더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구체적인 책임 방식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이 대표의 사퇴가 당 혁신의 첫걸음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 정책간담회’ 종료 후 취재진들과 만나 이 이사장의 낙마 관련 질문에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논의를 충분히 하고 하는 일이지만 결과에 대해서 언제나 무한책임을 지는 게 당 대표의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같은 말을 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비명(비 이재명 대표)계에선 즉각 이 대표 사퇴 촉구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 중 한 명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관해 “무한책임을 질 방도는 대표직 사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버틸수록, 이 대표 주변의 맹종파들이 더 강경으로 치달을수록 당은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분란을 막고 소위 세간에 떠도는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당의 단합을 위해서도 이 대표의 퇴진이 빨리 있어야 된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8.

이 이사장의 신임과 관련해 엄호해온 친명(친 이재명 대표)계에서도 이 대표가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야 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 “원론적인 이야기다. 당의 여러 일들에 대해 책임자인 당 대표가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책임의 수준이라는 게 있다. 당내 유감 표시도 있고, 국민들을 상대로 사과할 수도 있고, 적절한 문책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인선의 쟁점 중 하나였던 이 이사장의 친명계 인사 여부에 관해 정 의원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제가 이 대표와 오랫동안 일해왔기에 속칭 이 대표와는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그런 제가 전혀 모르는 분이며 일면식도 없다. 친명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밝혔다.

새 혁신위원장의 낙마로 당내 새 혁신기구 개설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혁신기구 구성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 여부에 관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질지에 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에 관한 질문과 이번 인선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에 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차기 혁신위원장에 대한 주변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더 나은 혁신을 해나가는 게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며 “가능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훌륭한 인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 사퇴론이 불거지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사퇴는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1년도 채 안 남긴 가운데 대표가 물러나는 것 자체로 리스크가 클뿐더러 당의 체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더 격화할 위험이 있고,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도 사퇴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 내 ‘당원존’에서 진행한 온라인 만남에서 자신을 향한 사퇴론과 관련해 당원들에게 “그런다고 안 내려가니까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결국 이 대표가 이 같은 당내 반발을 해소하려면 혁신위원장에 어떤 인물을 배정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이 이사장 인선 당시 구체적인 검증 과정이 불투명했던 점과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 문제, 친명계 인사 의혹으로 인한 ‘편향 인선’ 논란을 해소할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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