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코로나 시기 19%↑
중위소득 830만원→659만원
하위 20% 소득 절반 넘게↓
상위 0.1% 벌이 8.8% 늘어
사장님 “최저시급 동결해야”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써 금리 인상기에 가장 위험한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2023.4.3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써 금리 인상기에 가장 위험한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2023.4.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5년간 자영업자가 180만명가량 늘었지만 평균 소득은 2천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평균 소득이 반토막이 난 반면, 일부 극상위 자영업자 소득은 오히려 늘면서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6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람)는 2017년 472만 6천명에서 2021년 656만 8천명으로 5년 만에 184만 2천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유행세가 극심했던 2021년 1년 전보다 105만 1천명(19.1%) 늘어 근로소득자 증가율(2.4%)의 8배에 달했다.

자영업자 수가 매년 꾸준히 늘어났지만, 이들의 벌이는 해가 지날수록 줄었다.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연간)은 2017년 2170만원, 2018년 2136만원, 2019년 2115만원, 2020년 2049만원, 2021년 1952만원으로 감소해 2천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 중위소득도 ▲2017년 830만원 ▲2018년 817만원 ▲2019년 798만원 ▲2020년 755만원 ▲2021년 659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오른 2021년 연 중위소득의 전년 대비 증감율은 -12.6%로, 코로나19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등장했던 2020년(-5.4%)보다 급감했다.

소득 감소 흐름은 벌이가 적은 영세 자영업자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영세 자영업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2017년 186만 9천원에서 2021년 84만 1천원으로 절반 넘게(5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자영업자들은 7744만 9천원에서 7308만 8천원으로 5.6% 줄었다.

소득 상위 1%와 상위 0.1% 자영업자 평균 소득도 5년 전보다 각각 5.0%(4억 8547만원→5억 978만원), 8.8%(16억 2290만원→17억 6592만원) 증가했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중위 소득, 평균 소득 감소추세로 확인됐다”며 “금융 지원 조치 연장과 채무조정, 전기요금 감면 등 다방면의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를 통해 ‘전국 자영업자 최저임금 및 경영·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6명(58.4%)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영업자들은 ▲인하(11.2%) ▲동결(47.2%) ▲1∼3% 미만 인상(18.8%) ▲3∼6% 미만 인상(13.0%) ▲6∼9% 미만 인상 (2.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숙박·음식점업(67.5%), 교육서비스업(65.6%) 등에서는 동결·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

현행 최저임금(시급 9620원) 수준에 대해 10명 중 4명(43.2%)은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부담이 없다’고 답한 자영업자는 24.4%에 그쳤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6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운수업(45.5%), 제조업(45.4%), 도소매업(43.7%) 순이었다.

자영업자의 과반(55.0%)은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내년에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9.6%, 3~6% 미만 인상 시 7.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자영업자의 36.2%는 현재도 매장을 운영하는데 한계 상황이라는 점을 밝혔다. 최저임금을 1~3% 미만으로 인상할 경우 7.6%, 3~6% 미만으로 인상할 경우 5.2%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이미 최저임금 수준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내년에는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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