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내무장관, 상원 특별위에
​​​​​​​‘솜방망이 처벌’ 사법부 비판

케냐 경찰은 24일(현지시간) 동부 해안도시 말린디에 있는 사이비 종교 단체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지금까지 시신 65구가 발견됐고 병원 이송 과정에서 8명이 더 숨져 모두 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신도들을 종용한 혐의로 지난 15일 이 교회의 목사 매켄지 은텡게를 체포한 바 있다. (출처:AP/연합뉴스)
케냐 경찰은 24일(현지시간) 동부 해안도시 말린디에 있는 사이비 종교 단체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지금까지 시신 65구가 발견됐고 병원 이송 과정에서 8명이 더 숨져 모두 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신도들을 종용한 혐의로 지난 15일 이 교회의 목사 매켄지 은텡게를 체포한 바 있다. (출처:AP/연합뉴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케냐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신도 집단 아사 사건과 관련 아사 과정에서 굶어 죽는 데 오래 걸리거나 금식을 포기하려는 신도들은 목사가 킬러를 고용해 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목사는 케냐 동남부 해안도시 말린디에서 기쁜소식 국제교회를 운영해 온 폴 은텡게 맥켄지 목사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는 교리를 강요해 현재까지 241명의 신도를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현지 일간 더 스탠다드 등에 따르면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최근 상원 특별위원회에서 지방도시 말린디에서 10개의 집단 무덤을 더 발견했다며 “맥켄지 목사는 무장 갱단을 고용해 굶어 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도들과 단식에 대한 마음을 바꾸고 탈출하려는 신도들을 철삿줄이나 둔기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무덤을 파는 사람들은 굶어 죽어가는 신도들 옆에 임시 구조물을 세우고 잘 짜인 식단을 운영하며 음식을 배불리 먹고 있었다”고 전했다.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희생자 대부분은 굶어 죽었고 다른 신도들은 철사로 목이 졸려 죽었다. 둔기로 맞아 죽은 사람도 있었다. 부검 결과 일부는 두개골과 갈비뼈에 금이 간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킨디키 장관은 맥켄지 목사가 대량학살을 저지르기 위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정부 조사단이 이를 증명하고 국제범죄법에 따라 맥켄지 목사를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맥켄지 목사가 지난 3월을 비롯해 2017년 이후 4차례 체포됐으나, 그때마다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풀려났다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현지 수사 당국은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시신들에 대한 감정을 통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강제 아사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장기가 제거된 시신도 발견됐는데, 마틴 무네네 수석 조사관은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인체 장기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교회 인근 샤카홀라숲에 있는 30여개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사망자는 241명으로 집계됐고, 91명이 금식 중 구조된 가운데 아직 수백 명이 현지 적십자에 실종 신고된 상태다.

신도들 중 일부는 아직도 샤카홀라숲 일대에 은신하며 자신들만의 집단 금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경찰에 집단 아사를 최초 제보한 인권단체 ‘하키 아프리카’는 구조된 교인들조차 식사를 거부하고 있으며 숲속에 남아 있는 교인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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