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5.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100년도 전에 세계 각지에서 모인 2200여명의 남녀노소가 새로운 터전에서의 꿈을 가득 안고 미국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Titanic)’호다. 청춘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타이타닉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누구 하나 모르는 이가 없게 됐다.

타이타닉호는 당시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만들어진 북대서양 횡단 초호화 여객선으로 4만 6000t급에 길이 270m, 폭 28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다.

제조를 마친 이듬해인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은 승선 인원 2223명을 태우고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첫 항해에 나섰다. 승객 대다수는 영국과 스칸디나비아반도 등에서 새로운 삶과 꿈을 그리며 미국으로 가는 이민자들이었다.

두 남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타이타닉 영화 속 장면. (영화 캡쳐)
두 남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타이타닉 영화 속 장면. (영화 캡쳐)

그러나 출항 5일 뒤 빙산으로 추정되는 큰 충돌로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침몰 당시 상황은 영화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장은 여자와 어린이부터 구명정에 태우라고 명령했다. 실제 여성의 74%, 어린이의 51%가 구조된 반면 남성은 20%만 목숨을 건졌다.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소유주 이시도르 스트라우스는 구명정에 타지 못한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위해 ‘먼저 생존할 특권’을 양보했다. 구명정에 올라탄 한 아내도 남편과 헤어질 수 없다며 내려 기우는 갑판 위에서 손을 잡고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한 바이올리니스트와 그가 이끄는 7명의 악단은 침몰하는 상황에서 동요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침몰하는 순간까지 3시간 동안 연주를 이어갔다. 기관사들과 화부들은 승객 탈출을 위해 전기를 작동시키는 작업을 하다가 최후를 맞았다. 스미스 선장도 끝까지 남아 배와 운명을 함께했다.

그렇게 가슴 아픈 사연들을 안고 총 1514명에 달하는 승객들이 타이타닉과 함께 심해로 가라앉았다. 타이타닉이 사랑과 희생의 대서사시로 회자되는 이유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그런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 모습으로 구현됐다. 타이타닉호는 지난 1912년 대서양에서 침몰한 뒤 70여년이 지난 1985년에서야 대서양 아래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 이후 타이타닉에 대한 광범위한 탐사가 이어졌다.

이어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은 모든 각도에서 70만개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해 실물 비율 그대로의 타이타닉호를 3D로 재구성했다. 특히 이번 조사팀은 선박에 탑승한 채 원격 잠수정을 통해 대서양 바닥 3800m(1만 2500여 피트) 아래에 있는 타이타닉호의 길이와 폭을 조사하는 데 200시간 이상을 보냈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디지털 스캔과 심해지도를 활용해 만들어진 이 결과물은 타이타닉호 전체의 독특한 3D 뷰를 제공해 마치 물속에서 난파선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탐사 계획을 이끈 마젤란의 게르하르트 시퍼트는 이번 탐사가 지금까지 수행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수중 스캐닝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그는 “거의 4000m에 달하는 깊이는 말 그대로 ‘도전’을 의미했다”며 “탐사 도중 난파선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그 어떤 것도 건드려선 안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출처: 심해 지도 제작 회사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출처: 심해 지도 제작 회사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심해지도를 활용해 촬영한 타이타닉의 프로펠러 일부 모습. 3D 스캔은 선박의 규모뿐 아니라 프로펠러의 일련 번호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보여준다. (애틀랜틱 프로덕션/마젤란)
심해지도를 활용해 촬영한 타이타닉의 프로펠러 일부 모습. 3D 스캔은 선박의 규모뿐 아니라 프로펠러의 일련 번호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보여준다. (애틀랜틱 프로덕션/마젤란)

스캔은 선박의 규모뿐 아니라 프로펠러의 일련번호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보여준다. 녹슨 선체는 종유석으로 뒤덮여 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느 부위인지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맨 위에 있는 건 보트 갑판인데, 구멍이 뚫린 곳에서 화려하고 큰 계단이 한때 있던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3D 스캔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주변 더미 등에는 선박에서 나온 화려한 금속 세공품, 조각상, 개봉되지 않은 샴페인 병이 흩어져 있다. 또 신발 수십 켤레가 퇴적물 위에 놓인 모습도 확인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출처: 심해 지도 제작 회사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출처: 심해 지도 제작 회사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이번 연구로 100년도 더 지난 침몰 당시 타이타닉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타이타닉호는 염분이 가득한 바다 속에서 부식되고 미생물이 갉아먹는 등 서서히 분해 중이다. 이에 역사학자들은 당시 해양 재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본다.

연구원 관계자는 “당시 빙산과의 충돌이 실제 있었는지 설명되지 못한 점들이 있다. 영화에서처럼 우현을 따라 충돌했는지조차 모른다”면서 “선미를 연구하면 배가 바닥에 충돌하게 된 메커니즘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호’가 디지털 스캔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실물 크기 기반의 3D로 재현된 모습.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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