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8개 종목 무더기 폭락을 부추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 등 3명이 검찰에 체포됐다. 이번 사태로 개인투자자 7만 2000여명이 7730억원의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라 대표 등은 주가를 의도적으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넘겨받아 이른바 차액결제거래(CFD) 방식으로 한쪽에서 팔고, 다른 쪽에서 비싸게 사서 주가를 띄우는 거래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인 것이다.

이들은 골프 연습장, 갤러리 등 20여개 페이퍼 회사 법인 등을 통해 수익금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세금을 탈루했으며, 해외 골프장 운영권 등을 사들이기 위해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골프계에서는 부실 골프장 운영권을 매입해 실재 소유주인 것처럼 띄우고 페이퍼 회사를 세워 투자자를 모집해 큰돈을 버는 신종 비즈니스가 활개를 쳤는데 라 대표 일당 등도 이런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조작 의혹사건에는 정계, 재계, 언론계, 의료계 등 다양한 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라 대표 측 회사 2곳에서 법률고문을 맡아 의혹을 사고 있다. 거액을 투자한 의사, 변호사, 연예인 등은 큰 손해를 본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라 대표 등 일당에게 어떤 식으로 투자했는지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

일반 투자자 중 일부는 본인 명의로 CFD 거래가 이뤄졌는지 모르고 있다가 투자한 원금에 빚까지 떠안게 됐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FD 거래는 40%의 증거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진다. 라 대표 일당은 이런 CFD 거래를 바탕으로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조작은 자유경제시장의 기반을 파괴하고 수많은 피해자를 낳는 악질적 경제범죄이다. 한국에서 주가조작에 의한 경제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처벌 수위가 아주 낮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파괴하는 주가조작에 대해선 중범죄로 간주, 패가망신하도록 일벌백계로 단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개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에 대해 미국과 같이 중형을 내려야 한다.

검찰은 이번 SG증권발 주가조작 의혹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명명백백하게 가려내고 관련 혐의자를 사법적 절차를 통해 엄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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