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근절 대책회의 개최
“마지막 기회… 엄정히 대응”
마약범죄 ‘동향·정보’ 등 공유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 강화

이원석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마약 전담 부장검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마약 전담 부장검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검찰 구성원이 합심해 이 땅에서 마약을 깨끗하게 쓸어내 주기 바란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8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마약 전담 부장검사·과장 회의에서 “검찰의 존재이유는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족히 1000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고 한 충무공의 뜻을 헤아려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전국 18개 일선 지방검찰청의 마약 수사 전담부장·과장들이 참석했다.

이 총장은 이날 “과거 마약범죄가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에 국한된 범죄로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연령·성별·계층·직업·지역과 관계없이 마약범죄가 국민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기심에 ‘한 번은 괜찮겠지’라며 마약에 손대고 나면 자신은 망치고 가족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리며 이웃과 주변의 생명, 건강과 영혼까지 파괴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역사를 갖고 있고, 전 국민이 마약 근절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마약과 싸워 이겨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체 마약사범은 1만 4123명에서 1만 8395명으로 30% 증가했다. 검찰은 특히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에게 마약이 제공·공급되거나 청소년이 직접 마약 유통에 가담하는 범죄도 급증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검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304% 폭증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1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0.8%였으나 지난해엔 2.6%가 됐다. 마약류 압수량도 154.6kg에서 804.5kg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이 총장은 “20년이 넘도록 마약청정국 지위를 유지하며 국제적으로 마약 통제에 성공한 모범국가로 알려져 오다,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마약이 일상 깊숙이 침투하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 전담검사와 수사관이 검찰의 마약 수사에 대한 역할과 기능을 고민하고, 수사에 대폭 제약을 겪는 현실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공직자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에 상처를 입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약범죄의 폭증세에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다음번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마약범죄에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지난달 27일 월례 회의에서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마약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며 엄정한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법무부 마약 예방 법교육 초등학교 출장 강연. (제공: 법무부)
법무부 마약 예방 법교육 초등학교 출장 강연. (제공: 법무부)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출범시켰으며 4월에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구성과 지역별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확대·구축했다. 아울러 대검은 이달 중으로 마약조직범죄부와 마약과를 복원할 계획이다.

한편 법무부는 대대적인 마약범죄 수사와 더불어 마약 예방교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 청소년을 직접 찾아가 실시하는 ‘마약 예방 법교육 출장 강연’을 연말까지 1천회 이상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가 교육부·여성가족부와 연계한 출장 강연은 3월 20일 시작해 지금까지 약 두 달간 전국 각지에서 302회 진행됐다.

또한 법무부는 이달 수도권 시내버스와 지하철에서 자체 제작한 마약 예방 캠페인 영상을 송출하고, 마약 퇴치의 날(6월 26일)을 맞아 내달에는 전국 25개 도시 옥외 전광판과 KTX 역사·고속버스 터미널 등으로 확대한다.

법무부 청년·대학생 자원봉사단 ‘저스티스 서포터스’와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법무부 홍보대사인 양학선 선수도 마약 근절 캠페인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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