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12년 만의 국빈 방미에 나섰던 윤 대통령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방점을 찍고 국가최고 책임자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윤 대통령의 미 의회연설에선 미 의원들이 23차례 기립하고, 56번의 박수가 쏟아졌다. 대통령의 당당한 모습과 영어 실력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기존 안보와 경제뿐만이 아니라 사이버, 우주 분야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기존 동맹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워싱턴 선언’을 도출한 것에 큰 의미를 둘만했다.

워싱턴 선언으로 전략적 안보동맹으로서의 대북 확장억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됐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한미정상 부부 동반으로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함께 방문해 동맹의 의미를 되새겼고, 미 국방 청사(펜타곤)에서 미군 수뇌부로부터 직접 정세브리핑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한일 관계 정상화도 추진했다. 한국 정부 주도로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제3자 변제’안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며 먼저 일본을 방문했다. 미국과 일본 연쇄 방문을 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며 한·미·일 3각 관계의 토대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 이는 중국·러시아와 함께 북한이 3각 관계를 이루며 신냉전을 조성하는 데 대한 견제 전략이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윤 대통령의 귀국일에 맞춰 보도한 논평에서 “(한미가) ‘확장억제력제공’과 ‘동맹강화’의 명목 밑에 반공화국 핵전쟁 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여 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워싱턴 선언의 여러 내용을 언급하며 한미가 북한에 대한 ‘침략기도’를 명백히 하면서 ‘핵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대남 비방에 적극 나선 것은 한미 동맹의 대북 확장억제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는 한편으로 내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대북 안보와 외교 안정에 주력했던 윤 대통령은 앞으로 국정 운영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며 소통하고 여야 간 대치된 경색 정국을 주도적으로 푸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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