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확산에 특단 조치
청소년 마약범죄 5년간 4배↑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에 10배
공급망 구축한 청소년도 엄벌
단순 투약은 교육·치료에 중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검찰이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자에게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최고 사형까지 구형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기능성 음료로 속여 제공한 뒤 협박하는 등 범죄자들의 수법도 교묘해지자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대검찰청은 ▲청소년에 마약을 공급한 사범 ▲청소년을 마약 유통에 가담시킨 사범 ▲청소년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범에 대해 구속기소를 원칙으로 하고 현행법의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최고 사형·무기징역까지 구형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22년 전체 마약사범은 1만 8395명으로 2017년(1만 4123명)에 비해 30.2% 증가했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2022년 481명으로 2017년 119명에 비해 304% 급증했다. 청소년 마약사범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보다 10배 이상 빨랐다.

이 같은 급증세는 다크웹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색 몇 번으로 마약 거래와 투약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데다, 필로폰 1회분 가격이 ‘피자 한 판’ 값까지 낮아진 탓이라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특히 청소년 마약범죄의 급증세만큼이나 이들을 마약중독으로 이끄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교묘하다.

실례로 의정부지검은 지난해 10월 16세 청소년에게 필로폰을 다이어트약이라고 속여 투약하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을 구속 기소했다. 또 창원지검은 지난해 8월 친구의 딸인 15세 청소년에게 졸피뎀이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을 먹게 하고 잠에 취한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성을 구속 기소했다.

또 채팅 앱으로 만난 15세 청소년에게 졸피뎀을 투약한 뒤 성폭행한 남성과 가출 청소년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불특정 다수인과 성매매를 하게 하는 일명 ‘그루밍’ 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도 구속 기소됐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이 직접 마약유통 조직에 가담하거나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케타민 등을 판매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이라도 마약 공급망 구축과 의료용 마약 불법 유통 역시 구속 기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최근 청소년들이 다크웹과 SNS로 마약거래·투약 방법을 배워 피자 한판 값에 마약을 쉽게 구입·투약·중독될 뿐만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직접 마약유통에 가담할 정도로 청소년층의 마약 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 투약 청소년에 대해서는 마약중독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치료 재활 지원에도 나선다. 예방 교육 프로그램은 전국 18개 지방검찰청과 17개 지방경찰청·전담경찰서가 각 지자체와 교육청, 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운영한다.

검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식약처·보건복지부·법무부와 함께 마약 중독 사범에 대한 맞춤형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부모·교사 등이 마약투약 청소년에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마약류별 투약 시 증상 및 신고·상담 채널을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 홍보해나갈 방침이다.

검찰은 마약사범 엄단을 위해 오는 5월 출범하는 제9기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마약사범 양형기준 강화’ 안건 상정도 추진한다. 특히 미래세대인 청소년 관련 마약범죄는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이 마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과 엄정한 처벌로 마약공급을 차단할 것”이라며 “동시에 청소년이 마약류 위험성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싱가포르는 지난해에만 11명의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 밀매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라며 사형제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2018년 사형을 선고를 받은 마약밀매범 탕가라주 수피아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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