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013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의 수위가 저하된 원인이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로 나타났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송정순 기자] 2011~2013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의 수위가 저하된 원인이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6일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6일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2011년 10월~2013년 10월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지하수 유출을 유발하는 대형공사가 몰리고 여기에 석촌호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빠짐량(일일 평균 약 2000t)이 더해져 수위 저하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석촌호수 수위는 2010년 연평균 4.68m를 유지해왔으나 2011년 10월부터 연평균 4.57m로 수위 저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3년 10월까지 연평균 4.17m로 저수위 상태가 이어졌다.

석촌호수는 한강 매립사업을 하면서 만든 인공호수로 호수수위가 한강수위보다 최대 5.1m 높고 호수바닥이 물이 잘 빠지는 실트질 모래로 돼 있어 자연적으로 물이 빠진다.

시는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석촌호수의 물이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의 공사 과정에서 나온 유출수와 일부 유사하고 공사 이전 시기와 비교할 때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이뤄지는 동안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변경되었다는 것을 석촌호수 수위저하의 판단 근거로 들었다.

석촌호수 수위변화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수치 모델링에 의한 수위변동 영향 분석 결과 제2롯데월드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수위저하에 대한 기여율이 72%였으나 공사가 단계별로 완공됨에 따라 2012년 말∼2013년 초까지 36%로 떨어졌다. 제2롯데월드 공사는 2010년 11월 착공했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도 2012년 3월에는 기여율이 25%에 불과했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2013년 10월 53%, 2014년 63%까지 증가해 수위저하에 끼친 영향이 높아졌다. 지하철 9호선 2단계 공사는 2012년부터 잠실 인근에서 진행됐다.

롯데건설의 의뢰로 진행된 대한하천학회의 유출 지하수량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2010년 11월 제2롯데월드에서 하루 984t, 2011년 11월 1102t, 2013년 10월 1236t이 유출됐다. 9호선에서 2013년 10월 지하철 3948t의 지하수가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시뮬레이션 결과 제2롯데월드와 9호선 공사가 완료되면 석촌호수의 물빠짐량이 감소하고 주변 지하수위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수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해야 하는 물의 양도 대형 공사가 끝난 5년 후에는 현재보다 약 23∼33% 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계측 결과에서도 제2롯데월드와 9호선의 유출 지하수량이 감소하는 추세로 확인됐다. 제2롯데월드 유출수는 2014년 10월 일일 490톤이었지만 올 7월 407톤으로 다소 줄었다. 지하철 9호선 918·919·920공구 역시 2014년 10월 4500톤에서 올 6월 4000톤으로 감소했다.

시는 지반 안전성 검토 결과 석촌호수 수위저하가 인근 지역 지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석촌호수 수위저하가 인근에서 발생한 도로함몰, 지반침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결론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실시한 수치모델링에 따르면 석촌호수 수위저하에 따른 지반 침하량은 최대 8㎜로 허용 침하량 25㎜ 이내로 분석됐다. 동공 발생과의 관련성 검토 결과 지반을 통한 지하수 이동 속도가 느려 도로함몰의 원인인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기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 주변 대형 건축물, 공사장 지하수 유출이 직접적인 원인일 뿐 주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대형 굴착공사장에 대한 점검 결과 실제 유출량과 신고 된 유출량에 차이가 있는 등 공사장 유출량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 유출 지하수의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지하수 관리 대책은 올 하반기부터 ▲대형 굴착공사장의 유출 지하수를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현장점검팀운영 ▲지하수 유출이 인지되면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하수도 조례 개정 ▲대형공사장의 지하수 계측자료 제출 의무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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