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7시께 서울역 부근 서울시티타워 앞 후암로60길에서 싱크홀(지반침하)이 발생해 승합차량 한 대의 뒷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루 5만여대 차량 통행하는 도로에서 ‘싱크홀’ ‘갈라진 선’ 생겨
정부·서울시, 대응책 내놓지 못해… 사후 뒤처리 수준
빅데이터 분석한다지만 예방책 없는 상황

[천지일보=손성환·김민아 기자] 하루 평균 5만여대의 차량이 다니는 서울역 주변 도로에서 싱크홀(공동)이 발생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구나 싱크홀 발생 지점 밑으로는 공간이 텅 비어 있는 모습이 보였고, 이곳을 기점으로 광범위한 갈라진 선들이 뻗어 있었다.

18일 오후 7시께 승합차량 1대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었다. 차량 왼쪽 뒷바퀴가 길이 78㎝ 폭 30㎝, 깊이 30㎝의 싱크홀에 빠져 있었다.

운전자 김모(70, 남)씨와 아내 한모(70)씨가 친척을 서울역에 내려주고 평창동 자택으로 향하던 중에 발생한 일이다.

김씨는 남대문경찰서 옆, 서울시티타워 앞(후암로60길) 교차로 신호대기선 25m 부근에서 싱크홀에 차량 바퀴가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STX건물 앞 도로에서) 차를 돌려 신호 대기선에 정지하기 위해서 서행 중에 갑자기 뒷바퀴가 주저앉는 느낌을 받아 나가보니 뒷바퀴가 싱크홀에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싱크홀에 빠진 승합차량은 7시 30분께 견인차로 빼냈다. 경찰은 “서울 중구청 관계자 등이 나와서 현장 조사와 매설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루 5만여대가 다니는 서울역 도로 한복판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 18일 오후 7시께 서울역 부근 서울시티타워 앞 후암로60길에서 싱크홀(지반침하)이 발생해 승합차량 한 대의 뒷바퀴가 빠져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18일 오후 7시께 서울역 부근 후암로60길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그 지점을 기점으로 여러 가닥으로 금이 발생해 추가적인 지반침하가 우려된다. 싱크홀 안쪽을보면 도로 밑이 비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싱크홀 주변 50미터로 갈라진 선

문제는 싱크홀 안을 들여다보면 공간이 텅 비어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싱크홀을 기점으로 도로주행 방향 양쪽으로 각각 25m, 총 50m 거리로 도로에 금이 가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도 “저기 싱크홀 안쪽으로 공간이 비어있는 게 보이는데 빈 공간이 넓게 분포돼 있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싱크홀 발생 지점을 기점으로 금이 가있기도 했지만, 주변에도 비슷한 모습이 관찰됐다. 싱크홀 구멍 안쪽의 주변을 보면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비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께 약 10㎝로 보이는 아스팔트 아래로 텅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

◆뚜렷한 예방·대응책 없는 정부·서울시

서울시내 싱크홀 발생지역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국민안전처와 서울시 등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시가 싱크홀 기준을 바꿔 발생 건수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시는 현재 싱크홀 발생 지역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빅데이터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싱크홀을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진 않았다.

정부와 서울시가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싱크홀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7월 초에는 용산구 숙대입구 앞 횡단보도 중앙에서 교차로 진입 10m 지점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긴급 매설작업이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종로구에서 지름 3m의 싱크홀이 발생해 청소차량의 바퀴가 빠졌었다. 만약 차량이 넘어가 인도로 넘어지거나 다른 차량으로 넘어졌으면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같은 해 2월에는 용산역 부근에서 갑자기 생긴 지름 5m, 깊이 3m의 싱크홀에 행인 2명이 빠져 부상을 당했다.

이처럼 서울시내 싱크홀 발생은 지난 2010년 435건에서 2013년 854건으로 96%가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4년 7월까지도 568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2014년 7월 이후에는 서울시가 싱크홀 특별관리 대책을 수립하면서 땅이 움푹 꺼지는 ‘침하’ 현상은 제외해 2014년 연간 싱크홀은 7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또 이 기준으로 2015년에는 싱크홀 발생이 56건으로 축소됐다.

이로 인해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싱크홀 발생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며, 사태를 축소하기보다는 심각성을 갖고 현상을 명확히 분석해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 문제는 싱크홀뿐이 아니다. 싱크홀을 기점으로 도로에 금이 가 있고 싱크홀 밑을 보면 그 부근은 비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싱크홀을 중심으로 차량 통행방향 양쪽으로 각각 25미터(총 50m)에는 금이 발생해 있어 추가 지반침하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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