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제주도 리조트에
배송로봇 5대 도입… “검증 완료”
한 번에 최대 3건까지 배달 가능
네트워크 구축, 관계사와 연동 등
“KT만의 노력과 역량으로 차별화”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이 25일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KT의 로봇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3.04.26.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이 25일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KT의 로봇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3.04.26.

[천지일보 제주=손지하 기자] “국내에서 초기 로봇 시장은 고객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KT는 지난 2년간 국내 로봇 제조업체와 고객사 사이에 있는 갭을 줄여왔습니다.”

이상호 KT AI 로봇사업단장은 25일 제주도 신화월드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KT가 국내 로봇 시장에 끼친 영향이 뭐가 있었나”라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KT는 국내 최대 규모 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 다수의 AI 실내배송로봇을 보급하고 로봇 배송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현재 운영되는 기기는 총 5대로 한 번 배송으로 최대 3곳까지 갈 수 있다. 이는 단일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도입한 로봇 중 최대 규모다. 제주신화월드는 운용 성과에 따라 대수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KT는 QR 인식 주문 서비스를 로봇과 연계해 투숙객들이 멀리 있는 편의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음료나 주류, 스낵 등을 배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투숙객을 위한 편의성을 향상하면서 동시에 호텔 시설의 접근성을 높인 것으로 로봇 배송 서비스가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는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사는 지난 21일 출시 이벤트와 함께 이 로봇 배송 서비스를 정식으로 투숙객들에게 제공하는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랜딩관에서 204회의 멀티 배송, 메리어트관에서 14회의 멀티 배송을 거쳐 총 130.5㎞의 시범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들은 앞으로 로봇 플랫폼 서비스와 자율 주행 로봇 기술이 결합된 ▲제주 신화월드 맞춤 로봇 배송서비스 제공 ▲랜딩관·메리어트관 방문객 대상 어메니티(amenity)·F&B 물품 배송 제공 ▲룸서비스, 액티비티 물품 배송 확대 ▲신화월드 신화관·서머셋 방문객 대상 KT AI 실내배송로봇 추가 도입 협력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배송 서비스는 로봇이 엘리베이터, 자동문 등과 연동해 건물 내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물건들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선 단순히 로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행에 필요한 지도를 그리고 로봇 운행과 원격 관제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리조트 내 네트워크 음영을 파악해 해소해야 하고 어떤 제조사의 로봇을 활용하더라도 다수 기기 간 연동이 가능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호텔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탑승과 환승을 위한 시스템 연결 등 높은 기술적 요소가 필요한 종합 플랫폼 사업인 것이다.

KT의 ‘로봇 메이커스’ 플랫폼은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주문·결제 애플리케이션, 출입문, 인터폰, 저온 유통체계 등 로봇 사용에 필요한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이다. 다양한 로봇을 여러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로봇을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도록 SDK와 API를 제공한다.

KT는 이번 협력으로 리조트와 투숙객 모두가 만족하는 로봇 배송 서비스 도입 효과를 확인하고 추가 수요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상반기 중 제주특별자치도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호텔·리조트·병원·주상복합 빌딩 등을 대상으로 배송 로봇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상호 단장은 “로봇 배송 서비스는 KT 네트워크 및 종합 관제 역량을 비롯해 로봇과 시설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등 KT 로봇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도 KT가 국내 로봇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천지일보 제주=손지하 기자] KT가 제주신화월드에 판매한 LG클로이 로봇이 가동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6.
[천지일보 제주=손지하 기자] KT가 제주신화월드에 판매한 LG클로이 로봇이 가동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6.

다음은 이날 이 단장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국내 로봇 시장에서 KT가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인가.

KT는 2021년에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을 시작했다. 이전부터 로봇사업단을 만들고 시범적으로 서비스 로봇 사업을 시작하긴 했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제조업체 입장에서 봐도 아직 열리는 단계다. 시장 초기에 제조업체가 고객을 너무 모른다는 점이 있었다. 개발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로봇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중국 로봇이 유저 프렌들리한 UX를 제공해서 국내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KT는 2년간 국내 제조업체과 고객사 사이에 있는 갭을 줄였다.

-로봇 제조사가 많다. 고객사가 KT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KT가 갖춘 핵심 역량은 로봇 플랫폼이다.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다. 로봇이 잠깐만 멈춰 서도 고장이 났다고 생각해서 연락을 주신다. KT는 가장 효율적으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 놓았다. 내부 플랫폼 운영 역량을 확보했다. 여러 제조사와 협업해 여러 툴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고객에게 어필하지 못한 부분은 보완할 것이다. KT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로봇을 쉽게 쓸 수 있고 문제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일반 식당에서는 와이파이를 통해 로봇이 연결된다고 했다. 이렇게 큰 호텔은 어떻게 연결되는 건가.

서빙로봇은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했다. 매장이 크다고 해도 200~300평 이내이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로 호텔을 커버하기에는 비용적인 이슈가 있다. 여기는 KT의 LTE 모뎀이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한 달간 올린 매출이 100만원이다. 실내 배송로봇 가격이랑 월 이용요금을 봤을 때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초기이다 보니까 로봇을 구매하거나 임대료를 납부하는 부분에 부담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건비를 아끼는 차원을 넘어서 로봇이 돈까지 벌어주면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KT가 경쟁사와 차별점을 어떻게 둘 것인가.

저희가 로봇 사업에 진심이라는 걸 감히 말할 수 있다. 신규 모델에 대해 2달 동안 기능 검증을 4차례나 했다. 어느 통신사가 과연 국내 제조사와 이런 협업 구조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제조사와 협업 중 기능이 미비했던 부분을 제조사에 요청했고 제조사가 다시 업데이트 버전을 주면 그걸 4번이나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출시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내 통신사뿐 아니라 어느 로봇 활용 서비스 업체도 이런 식으로 기능 검증을 치밀하고 정확하게 하는 회사는 없다. 2년간 서빙로봇 사업을 해오면서 역량이 고객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게 분명히 존재했고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품질 검증, 로봇을 설치할 수 있는 교육, 신규 모델로 제조사와 함께 4개월간 노력했던 것들이 있다. 로봇 교육을 받은 분만 150명이 넘는다.

제조사와 협업하고 업데이트하고 전국 영업, 설치 엔지니어들에게 교육시키고 반복까지 시켰다. 단순히 출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고객 사이트에서 로봇이 설치돼 KT가 출시한 로봇을 믿고 쓸 수 있다는 사인을 주는 게 목표 중 하나다.

-호텔 서비스니까 다중화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외 몇 개 언어를 지원하고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아직 한국어와 영어뿐이다. 나머지는 고객 니즈에 따라 별도로 검토할 수 있겠다.

-(로봇 운영에 사용되는) LTE 망을 별도로 구축한 것인가? 이음5G로 하려는 사업자들도 있다. 5G로 하게 되면 전환 비용이 새로 드는지.

(이음5G는) 별도의 비용이 수십억 단위로 드는 케이스다. 우리는 계속 LTE로 갈 예정이다. 타사와는 구축 방식이 좀 다르다. 타사의 구축 방식은 로봇에 하드웨어만 있고 로봇의 의사결정은 자체 내 컴퓨터가 아니라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해야 하는 니즈가 중요하다. LTE와 5G는 레이턴시 차이가 크게 난다. 이 같은 이슈 때문에 타사는 반드시 5G를 기반으로 해야 하거나 아주 레이턴시가 작은 통신 서비스를 해야 한다.

-로봇의 카메라로 인식되는 영상은 어떻게 처리되나.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으로 로봇에서 촬영된 이미지는 예외 처리가 되고 있다. 녹화는 안 한다. 중국 로봇은 거기서 찍은 이미지가 한국 서버에 저장되는지, 다른 서버에 저장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개인정보를 비롯해 로봇에 대한 규제가 차차 해소될 것인데 시도하고 싶은 게 있나.

새로운 걸 하기보다는… 이미 강동구 쪽에서 야외 로봇 시연을 하고 있다.

-스마트시티같이 야외에서 로봇을 운영하려면 보행로 등 공간 정보가 필수인데 이 같은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직 로봇이 맵 없이 돌아다닐 수 없는 정도의 레벨은 아니다. 제조업체의 기술을 보더라도 사전 맵핑 작업은 필요하다. 그런 상태에서 로봇이 여러 상황에 따라 우회 경로를 AI나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결함이 있을 때 업데이트가 단시간에 가능한가? 배송 지연에 대한 고객 응대 전략은 무엇인가.

앱을 통해 고객이 배송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상용화를 수개월간 해왔다. 배송 지연과 오류는 계속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로봇 제조사와 찾아서 계속 고도화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체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고 검증할 플레이어가 많이 없었다. 배송이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로봇에 대한 효용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KT가 주도적으로 보완할 것이다.

-코로나19 전에 러시아 등 해외에서 로봇 사업을 한다고 했었다. 재개 계획이 있나.

얀덱스의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전쟁 이슈로 진행은 못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협업하는 건 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 기업이 아닌 걸로 보고 있고 이 외에도 역량이 있는 업체와의 협업은 열어뒀다.

-로봇 보험은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달라.

보험 서비스를 처음 만든 게 서빙 로봇 때문이었다. 로봇이 고장 나면 일정 부분 고객사의 손실을 메꿔주는 상품이다. 모든 로봇 다 마찬가지다. 동일한 수준에서 보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상 케이스는 아주 극소수다. 로봇에 대한 고장이나 문제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KT가 책임지는 제안을 드리려고 한다.

-곧 상용화된다는 방역로봇에 대해 설명해 달라.

방역로봇으로 얼마나 소독이 되는지, 공기 질을 어떤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어서 예를 들어 TV가 있다면 TV 화면에서 운영 상황이나 다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자체나 민간 기업 등 다른 사이트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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