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털’ 카카오 ‘카톡’
국내 기업, 각사 강점 특화
‘AI’ 중심 합종연횡 많아져
SKT·KT, 감성형 AI로 경쟁
노인·어린이 서비스 나올 듯

챗GP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챗GP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챗GPT 열풍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초거대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는 한국형 챗GPT를 기반으로 한 기초적인 특화 서비스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먼저 한국형 챗GPT의 선두 주자가 될 것으로 유력한 네이버의 새 초거대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인 ‘하이퍼클로바X’가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네이버가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선보인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이다. 이를 이용해 필요에 따라 분야별 전문 데이터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네이버는 이달 네이버클라우드 산하 ‘하이퍼스케일 AI’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AI 이노베이션’이라는 신설 조직을 출범시켰다.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사업화와 생태계의 틀을 짜서 대규모 AI 경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함이다.

특화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SK C&C, 한글과컴퓨터, 한국관광공사, 미래에셋증권 등 공공·금융기업과 협력해 ‘하이버클로바X’ 기반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10월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GPT를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톡으로 이용할 수 있는 GPT 기반 챗봇 서비스 ‘다다음(ddmm)’을 오픈베타 버전으로 선보였다.

다다음은 카카오브레인의 ‘코GPT(KoGPT)’와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가 결합한 서비스로 ▲텍스트 이미지화 ▲추천(맛집·쇼핑 정보·콘텐츠·여행지 등) ▲복잡한 정보 검색 ▲언어 공부 ▲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챗봇 외에도 ‘코GPT’와 ‘칼로’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을 기반으로 한국어를 사전적·문맥적으로 이해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올해 상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WIS)’를 찾은 관람객들이 SKT 부스에서 초거대 AI ‘에이닷’을 살펴보고 있다. 관람객들은 에이닷이 제공하는 기억 기반 대화, 통화 내용 요약, 이미지와 음성을 인식하는 멀티모달 기능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천지일보 2023.04.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WIS)’를 찾은 관람객들이 SKT 부스에서 초거대 AI ‘에이닷’을 살펴보고 있다. 관람객들은 에이닷이 제공하는 기억 기반 대화, 통화 내용 요약, 이미지와 음성을 인식하는 멀티모달 기능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천지일보 2023.04.19.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도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 감성형 AI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에이전트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에 150억원 지분투자를 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캐터랩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처럼 친근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 지향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AI 스타트업이다. ‘이루다’ ‘강다온’ 등 AI 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감성대화형’ AI 에이전트 개발, 지식과 감성 영역의 LLM 개발 등 초거대 AI 전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SK텔레콤과 스캐터랩은 A.(에이닷) 서비스 안에 새로운 페르소나(Persona, 독립된 인격체)를 가진 감성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감성과 지식 영역을 모두 보유한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에도 적극 협력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개인화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 ‘에이닷’ 서비스 운용 노하우와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 장기기억 기술 등 풍부한 AI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스캐터랩은 사람 간의 관계, 시공간 맥락 추론 등이 담긴 감성 대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스캐터랩이 보유한 ‘자연스러운 대화’ ‘감정을 부르는 대화’ ‘인간다운 대화’ 등의 대화 법칙이 적용된 감성대화 기술을 에이닷 서비스에 적용하면 이용자와 좀 더 친밀하고 고민이나 외로움도 해소할 수 있는 ‘사람보다 사람 같은’ 에이닷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에이닷은 베타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6월 개편, 9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감성과 지식 영역을 모두 보유한 초거대 언어모델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에이닷은 서비스 요청을 위한 ‘목적성 대화’, 친구처럼 일상적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감성 대화’, 지식이나 정보를 얻기 위한 ‘지식 대화’ 등 여러 유형의 대화를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스캐터랩과 협력을 통해 사람처럼 감성을 나누고 공감하는 감성 영역과 방대한 양의 지식 데이터 확보 및 학습·평가 과정을 거쳐 높은 수준의 지식 영역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LLM을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WIS)’에서 관람객이 KT의 초거대 AI ‘믿음(MI:DEUM)’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WIS)’에서 관람객이 KT의 초거대 AI ‘믿음(MI:DEUM)’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9.

KT도 초거대 AI ‘믿음(MI:DEUM)’을 상반기 내로 상용화한다. B2B 서비스가 주력인데 먼저 전문 상담 서비스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믿음은 사전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외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업들의 투자 비용과 시간 절감을 돕는 사업화에 최적화된 초거대 AI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감성적으로 대화하는 AI, 누구나 쉽게 AI 상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에이센 클라우드 등에 적용된다.

KT는 지니랩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믿음을 제공한다. 다른 기업들도 무료로 쓸 수 있게끔 API를 개방했다. KT는 이 외에도 현재 다양한 도메인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한국형 챗GPT는 시장의 기대로 쉽사리 오픈하진 못하는 상황이다. B2B로만 오픈하고 있고 PoC는 올해 하기 때문에 직접 포스트하는 건 내년 상반기 정도에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부적으로 검증 중인 단계다. 챗GPT가 너무 잘 돼서 지금 내놓으면 고객들이 받아들이기에 별로일 수 있어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KT가 오픈을 준비하는 영역은 SK텔레콤과 같은 감성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이다. 자사의 셋톱박스 기가지니(지니TV)에 이를 접목해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상은 대화가 필요한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챗GPT랑 해외 서비스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형에서는 기존 서비스에서 모은 대용량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일 것”이라며 “특히 생성 AI가 만들어낸 정보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편의를 주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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