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관계 끊겠다 예고한 기자회견서
당원 가입 운동·공천권 폐지 주장
총선 앞두고 정치세력화 주력하나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7.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정교유착 행보가 세간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과 관계를 끊겠다며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돌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 후보자 경선’을 주장했기 때문. 전 목사의 이런 주장은 앞서 예고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야당을 상대로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그의 행보를 두고 교계 일각에서는 전 목사가 총선을 앞두고 당내 세력화를 위한 본격적인 선동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 목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가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했다고 욕을 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정당이 의사를 받들도록 명령했는데 그 명령을 따랐다고 저를 비난하는 이들이 보수를 자처하고 있으니 제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김일성 세력이라고 주장한 전 목사는 “광화문에서 매일매일 김일성 세력과 싸우다 보니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정치세력은 국민의힘 뿐임을 절감하게 됐다”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민 동원력이 상시적으로 가동되려면 국민의힘이 이념무장 대중 조직화, 애국 전시화돼야 한다”며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과 결별은 독자정당 창당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신당 창당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전 목사가 최근 국민의힘 사태의 중심에 선 만큼 이날 회견장은 언론을 비롯해 유튜버 신도들이 몰려들어 극도의 혼잡을 이뤘다. 수십 대의 스마트폰을 통해 전 목사의 회견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회견문 낭독 후 신도들은 “아멘”을 외치는 등 환호했다. 이에 사회자는 환호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7.

전 목사는 최근 잇따른 정치적 발언 등으로 국민의힘 내홍을 불러일으키며 정교유착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당 내 정치인들조차 전 목사의 당내 영향력 행사 시도를 규탄하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황교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전 목사는 우리 당에 영향력을 미치고 싶었고 뜻대로 잘 안되니까 어떤 방향을 모색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재임 시절에도 종교기구인 한기총을 내세워 전국 선거구 지역 253곳에 지역연합회를 세우고 기독자유당 가입을 독려하는 등 정치세력화를 꾀한 적이 있는 만큼 전 목사의 정치적 행보가 총선을 앞두고 더욱 ‘폭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견문 낭독 후 단에 오른 전 목사는 “자유 우파 국민인 국민의힘 지도자들부터가 정신을 못 차리고 (내가) 정치에 관여한다고 비난한다”면서 “반드시 한국교회 전체가 일어나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자유통일이 완성될 때까지 어떠한 핍박과 조롱이 옴에도 불구하고 목숨 걸고 이 일을 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와 나란히 선 한 신학 교수는 장로교 창시자인 존 칼빈 역시 제네바 시장을 지냈다며 “교회가 모든 일에 관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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