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총기 동시밀수 첫 검거
필로폰 10만명분 유통 시도
권총 1정·실탄 50발 등 압수

검찰이 압수한 마약 및 총기류 (제공=서울중앙지검) (출처: 뉴시스)
검찰이 압수한 마약 및 총기류 (제공=서울중앙지검)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미국에서 국내로 보낼 이삿짐으로 위장해 마약과 총기류 밀수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이 마약·총기 동시 밀수를 적발한 건 처음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부장검사 신준호)은 이날 마약판매상 장모(2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장씨는 시가 8억원 상당의 필로폰 3.2kg(10만명 동시 투약분)과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 가스발사식 권총 50발, 모의권총 6정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45구경 권총은 필리핀 암스코르사 제품으로 유효사거리 100m의 살상용 권총인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밀수한 가스발사식 권총 역시 근거리에서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총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국내에서 학업과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마약판매상 생활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미국 LA의 주거지에서 마약과 권총, 실탄을 이삿짐으로 위장해 선박화물로 발송해 9월 부산항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필로폰 3.2kg은 비닐팩 9개로 나눠 소파테이블 안에 숨겼으며,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은 공구함 등에 은닉해 국내에 들여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미국 DEA(마약단속국)와 공조해 정보를 확보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장씨를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하고, 필로폰과 총기, 실탄을 압수했다. 또 소파테이블에 전시해뒀던 모의권총 6정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며, 감정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장씨가 미국에서 몸담았던 갱단 등 연계 조직에 대해 DEA와 공조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등 마약 사건이 일상 속에도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물론, 항공기, 환승기 수하물, 출국장 쓰레기 통에서 실탄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어 총기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검찰은 “마약범죄가 날로 지능화·흉포화되면서 총기까지 밀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특별수사팀은 세관 등 유관기관과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마약류 국내 유입과 유통 차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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