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운영, 천문학적 금액 필요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로 쓰일 듯
거짓말·편향·윤리·비용·보안 문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20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생성형 AI 시대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에서 ‘생성 AI의 한계와 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경기도 유튜브 캡처)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20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생성형 AI 시대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에서 ‘생성 AI의 한계와 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경기도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MS)가 두려워하는 건 비용일 겁니다. 챗GPT가 2021년 이후로 업데이트가 안 되고 구글이 섣불리 검색 엔진에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챗GPT가 유발하는 탄소 발자국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20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생성형 AI 시대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 토론회에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챗GPT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엔비디아의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개를 활용했다. 오픈AI가 한 달간 챗GPT를 운영하는 데 돈이 400억~500억원 든다. MS가 빙에서 챗GPT를 쓰게 하기 위해 40억 달러(5조 2440억원) 정도를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구글이 빨리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MS는 빙의 점유율이 적기 때문에 확대를 위해서 그 정도를 쓸 수 있다지만 구글은 현재 검색 엔진을 챗봇으로 지원하려면 MS보다 훨씬 큰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답을 추론하는 데에는 돈이 더 든다”고 설명했다.

◆“정보 검색용으론 부적합… 질문도 신중해야”

그는 ‘생성 AI의 한계와 이슈’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 대표는 “챗GPT는 정보 검색용으로 쓰기엔 부적합하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생각을 시작할 때 유용하다”며 “금융 정보에 대해서는 아주 그럴듯하게 거짓말을 한다. 잘 확인해봐야 해서 일에 방해가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글·빙 등 검색 엔진과 결합해 유용하게 쓸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AI의 고질적인 문제인 할루시네이션(그럴싸한 거짓말)에 대해서도 “딥러닝을 기반으로 추론해 확률적으로 답변을 예측해서 내놓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성 AI가 오랫동안 빚은 문제”라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각에 해당하는 대답이 15~20%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챗GPT가 완성된 버전이나 서비스(제품)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연구 과제로 오픈AI가 피드백을 받기 위해 챗GPT를 무료로 개방했다. 우리가 입력하는 정보는 모두 오픈AI가 수집할 수 있다”며 “기업 예산에 대해 상의하거나 누설하면 안 되는 클라이언트의 정보를 기입하면서 챗GPT와 대화를 나누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챗GPT는 산수와 관련한 추론 계산과 물리적 세상에 대한 추론에 약하다. 역사 오류와 개인 이력에 대한 환각도 있다”며 “연도 계산이 틀리거나 사실은 없는 얘기인데 진짜인 것처럼 사람의 이력에 넣어서 답변을 내놓곤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편향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한 대표는 “인터넷 콘텐츠를 기반으로 학습한 것은 인터넷 스케일만큼 편향될 수밖에 없다”며 “교묘하게 건들이거나 엔지니어가 탈옥을 시키면 중립을 지키던 챗GPT의 답변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생성형 AI 시대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청) ⓒ천지일보 2023.03.20.
20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생성형 AI 시대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청) ⓒ천지일보 2023.03.20.

오래 대화하는 사람들의 정서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심이로 10여시간씩 대화하는 사람도 있다. 챗GPT는 더 긴 시간 사용할 수도 있다”며 “챗GPT는 감정·의식·생각이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주의 훼손 등 오용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챗GPT가 어떤 의견과 여론을 만들려고 할 때 마구 이메일을 보낸다던가, 블로그 글을 게시하는 등 원하는 정책, 반대 정책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글을 생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민이 원하는 건 이거구나 오해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시간 줄이고 창의적 답변에 유용”

챗GPT의 긍정적인 측면도 조명됐다. 챗GPT의 등장으로 업무 생산성이 향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챗GPT 시대의 변화와 기대’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장대익 가천대학교 교수는 “챗GPT 시대는 생성형 AI가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콘텐츠의 생성·변형·정리·응용·분석 등을 도와주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는 “기존의 챗봇은 규칙 기반, 패턴 예측이라서 흐름이 제한적이고 유연성이 떨어졌지만 챗GPT는 다양한 주제와 흐름을 가진 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AI를 ‘보편적 인턴’으로 사람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닌 효과적인 보조 존재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챗GPT는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분야에 유용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차경진 한양대학교 비즈니스인포메틱스학과 교수는 “챗GPT로 이커머스 시장이 굉장히 많이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많이 팔리는 것을 위주로 볼 수 있었지만 챗GPT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제품을 사용할 건지 알려주면 그에 맞게 추천을 해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푸드스타일러와 같이 생성 AI가 상상력을 발휘해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분야에서 용이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챗GPT가 검색 엔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검색 엔진은 여러 개의 정보를 나열함으로 선택을 이용자에게 맡기지만 챗GPT는 한 가지 관점, 한 면만 보여준다. 여러 측면의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옵션을 주지 않으면 검색 엔진 대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차세대 기술인 AI의 활용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아이들의 AI 교육을 늘리고 지역 내 스타트업 등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경기=최유성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경바시 GPT 혁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천지일보 경기=최유성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경바시 GPT 혁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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