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식당서 외부 주류 반입 가능
잔 무료 제공에 코르크 개봉 서비스
작년 주류값 24년 만에 최고 상승률
소비자 “술 좋아하는 입장에서 환영”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을 맞아 북적이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을 맞아 북적이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조혜리] 최근 ‘소줏값 6000원’ 논란이 이어지고 식당에서 판매되는 소주·맥주 등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외부 주류 반입이 가능한 ‘콜키지 프리’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콜키지 프리는 손님이 식당에 와인을 사가면 레스토랑에서 무료로 잔을 제공하고 코르크를 개봉해 주는 서비스로 ‘콜키지’는 ‘코르크 차지(Cork Charge)’의 줄임말이다.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따는 방법도 도구를 이용한 기술이 필요하고 제대로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서는 와인 전용잔 이용 및 적절한 음용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르크 차지는 이렇게 와인을 마시는 데 있어 필요한 용품과 전문적인 기술을 서비스해줌으로써 이에 대한 비용을 받았던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콜키지 프리 서비스가 제공돼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홈술족이 늘어남과 동시에 지속된 고물가에 따른 주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최근 일반 음식점으로도 퍼지고 있다. 아울러 종류를 보더라도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 진, 보드카, 소주 등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오르면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1.5%) 이후 2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주는 7.6%로 2013년 이후, 맥주는 5.5%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 같은 인상률은 주류 회사들이 수년 만에 출고가를 인상함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러한 출고가 인상은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추가 비용 없이 가져간 술을 마실 수 있는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김기동(가명, 20대, 남, 서울 양재동)씨는 “이번 금요일에 주류 반입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과 만남을 잡았다”며 “술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니 사실 술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갔다. 친구 중 술을 안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예전에는 안 그랬지만 술값 파동을 겪고 나서 밥 먹고 밥값 나눠서 내는 데 은근히 눈치가 보였다”고 토로했다.

아직 해당 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했다던 임동균(30대, 남, 경기 용인시 수지구)씨는 “합리적인 것 같다. 술을 많이는 아니지만 즐기는 입장에서 환영한다”며 “술값이 계속 오르니깐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다. 이제 그만 올랐으면 좋겠다”고 한숨 쉬며 말했다.

콜키지 프리 맛집 인기 순위. (출처: 식신 홈페이지 캡처)
콜키지 프리 맛집 인기 순위. (출처: 식신 홈페이지 캡처)

콜키지 프리 인기에 ‘콜키지 프리 지도’ ‘콜키지 프리 맛집’ 등도 등장하고 검색량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올해 1~2월 콜키지 프리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2312건) 대비 41% 늘어난 32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대비 93% 크게 오른 수치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의 SNS를 통해서도 쿨키지 프리 업장 정보 공유를 위한 게시판을 개설하는 등 관련 게시물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일부 SNS에서는 회원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고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있다.

앞서 GS리테일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와인25플러스’ 고객에게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대표 외식 기업인 CJ푸드빌, 오늘연구소, 이랜드이츠 등과 손을 잡았다. 콜키지 프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제휴 레스토랑은 ‘빕스’ ‘더플레이스’ ‘오늘 와인한잔’ 등 전국에 위치한 매장으로 와인25플러스로 주문한 주류를 가까운 GS25에서 수령하고 제휴 레스토랑을 방문해 구매 내역을 인증하는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는 요즘 식당에서 술 한 병 시켜 먹기도 부담인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하게 입맛에 맞는 주류 종류를 구입해 먹고 싶은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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