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3] 유영상 “챗GPT로 AI 컴퍼니 전환 쉬워졌다”(종합)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SK텔레콤이 산업과 사회 전 영역의 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AI 컴퍼니’ 비전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챗GPT의 흥행으로 ‘AI 컴퍼니’ 도약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사가 보유한 AI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Core BM, ESG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를 공개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유영상 사장은 자리에 함께한 주요 파트너사들과 함께 ‘K-AI 얼라이언스’ 구축을 선언하고 5대 영역의 AI 혁신을 함께하며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키워 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챗GPT에 위기감… 서두르는 에이닷 해외 진출

유 사장은 먼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B2C 분야에 상용화한 AI 서비스 ‘에이닷(A.)’이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에이닷의 서비스 고도화 및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유 사장은 “챗GPT가 나오면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에이닷은 기술 자체의 진화를 넘어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 된 AI 서비스로 다가갈 것이며 특히 대화·서비스·캐릭터 등을 고도화하며 한국의 대표 AI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충분한 지식 데이터 확보 및 학습·평가 과정을 거쳐 높은 수준의 ‘지식 대화’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서비스 도메인은 미디어, 게임, 루틴 등 30여종에서 향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루피·펭수 등 캐릭터도 외부 인기 캐릭터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화 고도화, 멀티 캐릭터, 맞춤 콘텐츠 등의 새로운 기능은 올해 1분기 업데이트될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 대표는 글로벌 통신 사업자 얼라이언스와 AI 테크 기업들과의 연합을 통해 로컬 특화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프랜드, 글로벌 싸이월드 자리 노린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싸이월드’로 변신한다.

유 사장은 “이프랜드를 좀 더 진화시키려고 한다. 진화시키는 방향은 ‘내 맘대로 꾸미는 나만의 3D 공간’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라이프 로깅’ ‘서로 초대하고 방문하는 소셜 네트워킹’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메타버스식의 싸이월드를 만들어 4월 정도에는 글로벌리 오픈을 하려고 한다”며 “메타버스라서 안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프랜드 내 경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애초 도입하려고 했던 코인 시스템은 논란으로 지체됐지만 대안으로 NFT 시스템을 선택했다. 유 사장은 “자체 NFT가 있는데 대대적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콘텐츠가 쌓이고 있다. 이것을 메타버스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국 확대에도 힘쓸 예정이다. 유 사장은 MWC에서 도이치텔레콤·티모바일·악시아타·셀컴디지 등과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다.

그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생각보다 관심이 많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에이닷의 AI 서비스와 메타버스의 이프랜드가 결합되고 ‘아이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양한 산업의 AIX 수행 성공… 동반 성장 중”

유 사장은 SK텔레콤의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적용돼 시대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유망한 파트너들과 함께 인프라&하드웨어, 기반 기술, 응용·서비스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K-AI 얼라이언스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보안, 헬스케어, 광고, 스마트팩토리, 업무용 솔루션 등 사업영역을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기자간담회 현장에는 ‘Phantom AI(팬텀AI)’ ‘SAPEON(사피온)’ ‘BESPIN GLOBAL(베스핀글로벌)’ ‘MOLOCO(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Swit(스윗)’ ‘TUAT(투아트)’ 등 K-AI 얼라이언스 파트너사 대표들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각 사의 AI 테크 소개와 함께 SK텔레콤과 함께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5대 영역에서 이룰 AI 혁신을 SK텔레콤 혼자가 아니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AI 테크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글로벌 무대에서 빅테크들과 경쟁하겠다고 발표했다.

유 사장은 “미국·중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AI 인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 중 절반 정도는 함께 일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MNO부터 DX 시작… 초개인화 박차”

유 사장은 AI 기술로 이동통신, 미디어, 구독 등 SKT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MNO)에서는 업의 영역 구분 없이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DX)의 흐름에 맞춰 고객 경험의 디지털 혁신은 물론 초개인화 서비스 등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 사업은 고객 경험과 미디어 밸류체인 전반에서 AIX를 시도하는 AI TV, AI 커머스, AI 콘텐츠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통신 사업 관련 데이터는 물론 제휴사의 데이터를 결합한 ‘AI 기반 오픈형 구독 커머스 플랫폼’을 런칭, 통신사업자의 미래향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생애주기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서 추천하고 파트너사들로 하여금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제대로 관리·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AI를 접목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UAM·자율주행’ 모빌리티 오퍼레이터 야심

유 사장은 “AI라는 기술을 통해 (회사가) 나아가야겠지만 가야 할 길 중 하나가 ‘모바일→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며 “하나는 지상에서 공중으로 가는 UAM(도심항공교통), 다른 하나는 자율주행”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저희 UAM은 기체가 제일 중요한데 기체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내년쯤 감항 인증을 받아 상용화 마지막 관문을 넘길 것이다. 가장 성능이 좋고 빨리 출시할 수 있는 UAM”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UAM 관광 산업에도 주목했다. 유 사장은 “UAM으로 제주도 한 바퀴를 돌거나 우도·마라도를 갈 수 있는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남해안 다도해를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논의하고 있다. 도심 교통뿐 아니라 관광 수요를 크게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과 관련해서는 “커넥티드카로 상당 부분 접근했고 만들어지고는 있으나 그 자체가 큰 밸류를 갖고 있진 않다”며 “사피온의 칩셋과 팬텀AI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AI 솔루션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봇’ 분야에서도 물류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각종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퀄컴’ ‘인티그리트’와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 개발 협력을 통해 로봇, 모빌리티 분야의 AI 생태계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