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송파 세모녀 9주기 추모제 봉행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가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송파 세모녀 9주기 추모제를 봉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4.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가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송파 세모녀 9주기 추모제를 봉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4.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송파 세 모녀 죽음 이후 해마다 추모제를 진행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복지사각지대에서의 가난과 질병으로 인한 비극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송파 세모녀 9주기 추모제’를 봉행했다.

지난 2014년 서울 송파구 한 월셋집에서 세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한달치 월세와 공과금이 담긴 봉투와 함께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들 모녀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빈곤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사회적 화두로 대두됐다.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9년이 흘렀지만,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수원에 살던 세 모녀와 신촌에 살던 모녀 사망 사건에 이어 올해 1월 성남에 살던 모녀까지 빈곤으로 인해 세상을 등지면서다.

추모제에 참석한 조계종 스님들과 활동가들은 “위기가구가 스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등이 부재하다”며 “공적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추모제는 법고와 추모명상으로 시작됐다.

발언에 나선 사노위원장 지몽스님은 “소득이 조금만 상향돼도 수급 자격을 박탈하는 등 행정편의적 접근으로 인해 가난을 입증하고 수급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며 “자동화된 복지자격 시스템이 취약계층을 더욱 통제하고 소외시키지 않는지, 가난한 분들의 삶을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가 열등감과 자존감의 상실을 부추기고 있지 않는지 정부와 지자체 모두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하루속히 유연성 있는 제도적 사회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며 “가난으로 고된 삶을 살다 극단적 선택으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애도했다.

사노위는 이후 20여명의 스님들과 함께 가난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빈곤 없는 세상을 바라며 기도회를 진행했다.

기도회 이후에는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등 주최로 추모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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