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학자금 대출자 10명 중 7명이 취업했지만 3명만 겨우 빚을 갚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23일 국세청과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취업 후 일정 소득 이상이 되면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든든학자금 대출자 실태조사 결과다. 지난 5월 기준 든든학자금 대출자는 총 92만 4500명이며, 이 중 2014년에 일을 하고 있는 근로소득자는 31만 320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연간 최저생계비 1856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아 대출금을 갚고 있는 대상자는 28.2%인 8만 8500명에 불과했다. 치열한 경쟁, 엄청난 학비를 고려하면 취업을 해도 연간 최저생계비도 못 버는 청년이 대부분이라는 현실은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물론 교육정책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의 독일은 지금의 우리나라와 같이 철저한 암기식 교육과 선행학습으로 높은 교육열을 자랑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의 결과는 히틀러라는 괴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주의를 양산했다. 2차 대전 이후 독일은 과거를 청산하며 그들의 교육방식도 청산했다.

오늘날 독일의 교육방식은 답답할 정도로 더디다. 초등과정에서 더하기 빼기 곱하기 등 기초연산을 1년 이상 반복한다. 절대 구구단처럼 쉽게 답을 내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 깨칠 때까지 기다린다. 선행학습은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빼앗는 것으로 인식돼 누가 말하지 않아도 금한다. 우수한 몇 명이 세상을 지배하는 교육방식에서 모두가 잘사는 교육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교육정책 변화 후 독일인들은 함께 가면서 초조해 하지 않아도 되고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오랜 전통의 마이스터고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장인이라는 자부심과 대우를 보장한다.

오늘의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 양 주입식 교육과 선행학습 속에서 산다. 그 결과는 세계 1위의 자살률과 왕따를 양산했다. 게다가 소위 일류 대학을 나와도 안정적인 직장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놓여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정책입안자들은 대한민국 청소년과 청년의 현실이 무엇보다 교육정책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경고를 쉼 없이 보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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