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반성폭력센터 상담통계
성폭행 피해 15건으로 최다
“가해자 70%는 지도적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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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독교반성폭력센터를 통해 접수된 성폭력 사례 가해자 다수가 목회자거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2022년 상담통계’를 조사한 결과 “목회자(담임목사, 부목사, 전도사)와 공동체의 간사, 선교사, 리더, 교사 등 교회 공동체에서 리더십 역할을 하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38명 중 27명으로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총 47건의 성폭력 사건이 접수됐다. 가해 유형으로는 성폭행이 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희롱이 8건, 성추행도 7건 순이었다.

피해자가 지목한 가해 대상자의 교회 내 직분으로는 담임목사가 12명(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목사와 전도사 등 부목회자(8명), 선교단체의 간사나 선교사 등 리더(6명), 신학교 교수(3명) 등의 순이었다.

성폭력 사건 대부분 한국교회 정통이라 자부하는 교단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사건 발생 교단을 살펴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예장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3건이었다. 이 외 예장고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에서 각 1건의 사건이 있었다.  개혁, 호헌, 나사렛 교단소속 가해자에 대한 상담접수도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정통교단과 권위자에 의한 성폭력이 계속되는 만큼 교단과 교회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교회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특히 40대 이상 피해자 중 50대와 60대에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호소하는 피해자도 포함돼 있는 등 전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20대 피해자가 13명(28%)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제 막 성년이 된 20대 초반 여성이 다수였으며, 미성년과 20대 여성을 합치면 21건으로(45%) 교회 공동체 안에서 미성년과 20대 여성이 성폭력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접수된 성폭행 피해 사례 가운데 3건을 제외한 35건(92%)은 지인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가 목회자이거나 교회, 공동체의 리더자인 경우는 19건으로 50%에 달했다. 사건 대부분은 물리적 폭력이나 협박보다는 영향력과 신뢰 관계가 악용됐다.

성도 간의 관계에서도 9건(24%)의 상담이 접수됐다.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각 교단의 대책 마련에도 가해 목회자 처벌 등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가 교회나 공동체 내에서의 가해자 징계나 해결을 요구한 건은 20건이었으나, 실제 가해자가 노회나 교단에서 견책, 정직, 해직, 면직, 제명 등의 징계를 받은 건은 8건에 불과했다.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건이 1건,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건이 3건, 자진 사임이나 불분명의 이유로 사임한 건이 8건으로 집계됐다. 

센터 관계자는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교회나 교단 내에서의 사건 해결과 가해자 징계를 가장 많이 원했다”며 “그러나 가해자가 형사 고소로 실형을 선고받는 것보다 교단 안에서 치리를 받는 것이 더 어려웠고 가해자가 자진 사임의 형태로 사건이 발생한 공동체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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