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image

회복탄력성(回復彈力性)이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을 말한다.

스토아 철학은 인생에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재앙에서 벗어나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면 고통과 불행에 휘둘리는 것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논의 이야기는 귀감이 된다. 그는 기원전 4세기 후반, 무역상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티리언 퍼플 염료를 배에 가득 싣고 지중해를 항해하던 중이었다. 티리언 퍼플은 바다 달팽이의 체액에서 추출한 보라색 염료인데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은만큼 귀한 염료’라고 불렸을 정도다. 당연히 가격도 매우 비쌌다고 한다. 이렇게 비싼 염료를 가득 실은 배가 좌초가 돼 화물을 모두 잃게 됐다. 당시 보험도 없어서 난파된 선박과 화물을 보상받을 길이 없었다.

거의 전 재산을 잃은 제논은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절망했을 법한 일을 겪고도 좌절하지 않았다. “배는 난파했으나 항해는 성공적이었다”라고 말하며 아테네에 머물게 됐고 그 덕분에 스토아학파를 창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운명이여, 나를 철학으로 내몰다니, 참 고맙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장사를 쉬는 날, 서점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에 대한 낭독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 당시, 100년 전에 철학적인 삶을 산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 전에도 소크라테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어떻게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가 신에게 묻고 신탁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최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고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제논은 자신을 가르쳐줄 철학자를 알려 달라고 서점 주인에게 요청했다. 서점 주인은 마침 그곳을 지나가고 있던 사람을 가리키며 “저 사람을 따라가시오”라고 했다. 그 철학자는 바로 크라테스였다. 운명이라고 부를만한 만남이었다. 상선이 침몰하는 불행을 겪었지만, 제논은 진정한 스승을 만날 수 있었다. 만일 제논이 좌절해서 술만 마시거나, 나머지 삶을 포기한 듯 비관적으로만 살았더라면 절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우리도 살면서 다양한 사건을 겪게 된다. 회복탄력성이 있는 사람만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전진할 수 있다. 인생은 공평해서 행복만 느끼는 사람은 없다. 다만 쓰러졌을 때 어떤 태도를 갖는지가 중요하다. ‘돈의 속성’ 저자인 김승호씨도 먹을 것을 걱정할 정도의 어려운 상태나 사기를 당한 상태에서도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내 극복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을 갖는 방법으로는 객관성을 갖고 조언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럴만한 멘토나 친구가 없다면 수백 년 전에 세상을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서 말이다.

이성과 절제, 부동심을 강조했고, 외부의 어떤 불행과 변화나 압력에 결코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행복을 강조했던 ‘스토아 철학’ 등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행복한 마음을 갖는 데, 또한 그 마음을 길게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