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비자금 의혹 진실 규명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명성교회 재정장로를 역임한 P수석장로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배경에 의문이 많았으나 조용히 묻히는가 싶던 이 사건은 최근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측 목회자 75명이 최근 ‘명성교회의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성명을 내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명성교회 재정담당 P장로의 의문의 죽음과 비자금 의혹 등에 관련된 재판이 시작된 날인 지난달 26일이다.

이날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명성교회가 예장뉴스 유재무 편집인과 방송인 윤재석씨를 고소한 데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명성교회는 이들이 관련 사안에 대해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며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장통합 목회자들은 의혹에 대한 명확한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P장로의 자살이 없었거나 이 사건을 예장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다면 어찌됐을까”라며 “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 그 돈도 누구의 것이 됐을지 모를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명성교회와 담임 김삼환 목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명성교회는 교회 헌금의 일부를 교인들 몰래 빼돌렸고, 그 금액이 1000억여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공식 확인도 없이 한 사람에게 이 돈을 오랜 기간 맡겨뒀다. 아울러 P장로는 그의 유서에 “자료를 일부 분실했다”며 몇몇 장로에게 나머지 자료들의 수습을 부탁했는데, 모 장로는 이에 대해 “그 돈은 담임 목사 은퇴준비금”이라고 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목회자들은 “정체불명의 거액을 관리하다가 자살사건이 났다면 재발방지를 위해 관리하던 돈의 실체와 전체 규모, 실제소유자 등 조사결과가 발표됐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세상의 본이 돼야 할 교회가 이런 불행을 맞고도 반성하고 잘못된 재정시스템을 바꿔야 함에도 남은 돈을 수습하고도 교회의 공식 재정에 포함시키지 않고 썼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문제가 세상 사람들과 국가법으로 다시 판단 받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 사건을 소신 있게 보도한 기자들에 대해 한마음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는 이런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고소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교회, 사회 앞에서 정직히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그래야 김삼환 목사의 순조로운 은퇴도 가능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명성교회 비자금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P장로가 관리한 1000억원의 비자금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검찰과 금융위에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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