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던 삼성서울병원 로비가 텅 비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홉 번 검사 끝에 확진 판정받아
“바이러스양 미약으로 검사 혼선”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의심자에 대한 확진 검사 결과가 오락가락해 보건당국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르스 검사는 환자의 객담(가래)에서 메르스 유전자를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검사는 시행이 까다롭고 환자에 따라 체내 바이러스양 등이 달라 결과에 영향을 준다. 환자가 직접 가래를 일정 분량 뱉어야 해 환자마다 검사대상물의 질이 들쭉날쭉할 수 있고 가래를 잘 못뱉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더욱 검사가 어렵다.

목구멍이나 코에서 검사대상물을 채취하거나 혈액에서 메르스 유전자를 찾는 방법도 있지만 바이러스양이 제일 많은 가래를 통한 검사보다는 정확도가 낮아 보조 참고 수단으로만 쓰인다.

1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 확진된 155번(42, 여)과 156번(66), 157번(60), 161번(79, 여) 환자는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와 증상이 나타난 지 5~10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슈퍼전파자가 지난달 26일~29일 삼성병원에 머물 당시 응급실을 방문했던 155번 환자는 9일 발열이 시작됐다. 그러나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12일 실시한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나온 또 다른 확진자인 156번 환자와 157번 환자도 증상 발현 후 수차례 검사에서 결과가 ‘양성’ ‘음성’ ‘판단불가’ 등으로 오락가락하다가 확진자로 최종 확인됐다.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했다 감염된 161번 환자도 초기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가 갑자기 발열이 시작됐다. 이후 두 차례 재검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142번 환자는 아홉 번의 검사 끝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5월 27일~29일 확진자에 노출된 사람 중 검사가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추가 확진 환자가 나오고 있다”며 “검사가 양성과 음성을 오가면서 확진자로 판단하는 데 시간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복기 끄트머리에 검사가 이뤄지면서 바이러스양이 미약해 양성과 음성으로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조사지원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확인한 결과, 더는 이 같은 검사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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