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사진출처: 연합뉴스)
달라이라마, 종교 역할 지적… “갈등 해소에 종교인 나서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나도 불자지만 솔직히 말해서 부처님조차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 데 실패했습니다.”

10일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를 방문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는 호주 최대 주인 뉴사우스웨일스(NSW)에서 윤리의 정규 과목 존속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다는 말을 들은 뒤 윤리 수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달라이라마가 세계의 종교들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본연의 임무에 실패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세계 종교인 가운데 일부가 부패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서로 죽이거나 (인위적인) 각종 사태나 불의, 엄청난 빈부격차가 용납된다면 더는 윤리를 장려할 필요가 없다”며 윤리 수업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60억명으로 추정되는 종교인 중에서 일부는 부패했다는 점도 시인하면서 “윤리를 가르치는 것은 비종교인들에게는 도덕적인 길을 가도록 하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이라마는 1982년 이후 11번째 호주를 방문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오는 15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12억 가톨릭을 대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 실현이 쉽지 않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며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평화를 원했지만 평화에는 세속과 악마라는 반대자가 항상 따라다녔다”고 밝혀 세상에서 평화를 실현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두려움과 분열,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하느님의 자비에 우리 자신을 의탁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자세로 매일같이 열성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종교분쟁으로 ‘골머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갈등이 종교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는 세력 확장을 위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무수한 사람을 살상하면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IS는 이라크뿐 아니라 영향력이 미치는 전 지역에서 기독교인과 야지디족 등 소수종교·소수민족에도 이슬람을 강요하고 거부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러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세계 및 지역 종교지도자 회의’에서 “지금 세계는 종교적 극단주의와 테러로 고통받고 있다”며 “증오의 종식을 위한 종교지도자들의 목소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반 사무총장은 최근의 종교적 갈등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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