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네팔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급박하게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81년만의 기록적인 피해
네팔 정부 “사망자 4500명 달할 수도”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지난 25일 네팔에서 일어난 진도 7.9의 강진으로 최소 1900여명이 사망하고 4700여명이 다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네팔 정부는 사망자가 1953명, 부상자가 4629명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지만 건물 잔해 속에서 숨진 경우나 심한 부상을 입은 이들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가 45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네팔뿐 아니라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근처 국가에서도 지진의 피해로 숨진 사망자가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은 네팔에서 1934년 발생한 대지진 이후 81년 만의 최악의 참사다. 당시 8.0 이상의 강진이 카트만두를 강타하며 1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질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고대 지각판들의 충돌에서 비롯됐다. 인도와 네팔 사이의 국경 주변에서는 고대로부터 거대한 2개의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판이 북진을 하는데 지금도 매년 3.8~5.0㎝씩 이동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 지진 연구단체인 지오헤저드 인터내셔널(GI)에 따르면 네팔 지역에선 약 75년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한다.

GI는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카트만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지닌 도시 중 하나”라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150만명의 시민들은 심각한 지진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질학계는 이처럼 네팔의 지진을 예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발생시기까지 알아내지는 못한다.

이번 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진앙이 지하 14.5㎞로 지표와 비교적 가까워 지표면이 크게 흔들리면서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사망자 중에 한국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카트만두 북쪽으로 70㎞ 지역에서 한국인 건설업체 직원 등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 소속 학생 44명과 인솔교사 4명이 이동학습을 위해 네팔에 도착해 머물고 있지만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큰 피해를 입은 네팔을 향해 국제사회는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긴급구호국제구호개발기구 굿네이버스는 40만달러 규모의 긴급구호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날부터 네팔 지진피해 주민 돕기 긴급구호 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국은 긴급 재난구호팀을 네팔에 보내고 초기 구호자금으로 1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외 유럽연합(EU)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등도 지원을 약속했으며 적십자와 국경없는의사회 등 자선단체들도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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