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울란바토르 스테이트 백화점에 들어선 제로투세븐 알로앤루 매장 (사진제공: 제로투세븐)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유통업계의 몽골 진출이 꾸준하다. 올 하반기에는 이마트 브랜드도 현지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2010년 전후로 몽골에 매장을 내고 차분히 출점을 계속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몽골은 201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작년은 경제 상황 악화로 7% 성장에 그쳤다. 올해도 6%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2년 새 환율이 상승하고 외국인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

몽골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총액도 몇 년간 계속 증가하다가 지난해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입상들도 기존의 수입선을 축소했다.

하지만 코트라 몽골 무역관에 따르면 유학, 취업 등 한국 체류경험이 있는 몽골인들이 점차 늘고 있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강해지고 있다. 담당 무역관은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중국산을 외면하는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며 “한국산을 찾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산 제과, 화장품, 의류 장비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몽골은 제조업이 약하고, 광업이나 농목축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총수요의 88%를 수입에 의존할 정도다. 하지만 인구가 300만명에 불과하다보니 시장 규모가 작아 그동안 외국 제조·유통업체들의 진출이 많지 않았다.

 

몽골 경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유 톨고이(Oyu Tolgoi), 타반 톨고이(Tavan tolgoi) 등 광업 분야 2개 광산의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환율이 안정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몽골에는 한국의 아동복, 카페, 화장품 업체들이 진출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은 2011년 8월 울란바토르 막스몰에 ‘포래즈’ 1호점을 오픈하며 진출했다. 포래즈는 3~10세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인데, 다음해 0~5세용 브랜드 ‘알로앤루’도 같은 쇼핑몰에 입점했다. 올해 3월에는 울란바토르 스테이트 백화점에 4호점을 열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의류·유모차·침구류 등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꾸몄고, 한국과 유사한 풍습(백일·돌잔치)을 위한 선물용 상품도 구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10월~3월까지 추운 날씨가 계속돼 두꺼운 아우터 등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의류 업체가 진출하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기반 시설은 미비하지만, 툴강 남쪽에 고급 주거 단지와 리조트 단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울란바토르와 같은 또 하나의 중심 상권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화장품 업계도 진출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실시한 몽골인 피부 조사 결과에서 몽골인의 피부 고민은 모공, 건조한 피부, 주름 등으로 나타났다. 진출 업체들에게는 건조한 피부를 위한 수분크림이나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자외선차단제가 유리한 아이템이 된다.

▲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수분크림, 비비크림 (사진제공: 토니모리, 엘리샤코이)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지난 2013년에 울란바토르에 1, 2호점을 냈고, 현재 3호점까지 개설했다. 매출은 올해 1분기 18만 700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추가 매장을 개설하고 ‘어퓨’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샤 관계자는 “기후가 매우 건조하고 햇빛이 강한 지역이라서 수분크림과 자외선차단기능이 있는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슈퍼아쿠아 라인과 BB크림이 잘 팔리고, 한방화장품인 금설라인도 인기다.

화장품 브랜드 엘리샤코이는 2011년 진출해 현재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기 제품은 수분크림과 수분감 있는 비비크림, 슬리핑팩, 마스크팩 등이다. 따가운 햇볕 때문에 안면홍조증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고, 건조하고 추운 날씨 탓에 주름을 완화할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찾는다. 엘리샤코이는 올해 매장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온라인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SNS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온라인 결제시스템 및 페이스북 활성화가 더디다는 어려움이 있다.

토니모리는 2009년부터 몽골 시장에 진출해 현재 올란바타르에 로드샵 1곳을 포함한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기 제품은 ‘순수에코 스네일 모이스처 젤’ ‘플로리아 뉴트라에너지 100시간 크림’ ‘백젤아이라이너’ 등이다. 

카페 브랜드는 탐앤탐스, 커피빈, 띠아모 등이 나가 있지만 매장 수로는 카페베네가 6개를 운영해 가장 앞선다.

카페베네는 지난 3월 몽골에 5·6호점을 동시 오픈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몽골은 외식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까지 커피 전문점 숫자가 적기 때문에 현지에 커피 문화를 먼저 심는 브랜드가 독보적 선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10호점까지 매장 계약을 완료했고 내년까지 총 20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허인철 대표 당시부터 몽골 진출을 거론해 왔다. 직진출이 아니라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이마트의 브랜드와 상품만 수출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다는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 몽골 알타이 그룹과 2013년 MOU를 맺고 진출을 준비해 왔다.

오는 하반기 울란바토르에 첫 점포를 내는데, 이마트는 브랜드 및 상품진열·서비스 방법 등 운영 노하우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현지 특성에 맞게 파트너사가 진행한다. 과자·라면 등 한국 상품의 인기가 높은 만큼 한국 상품의 수출길도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몽골 시장에는 이미 한국맥주가 진출해 프리미엄급 맥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1999년부터 카스를 수출했는데 도수가 높은 카스레드 제품이 특히 많이 팔린다.

▲ (사진제공: 카페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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