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9시였던 검찰의 2차 출석 통보를 거부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두 번째 출석 거부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 재직 중이던 재작년 초, 총리공관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완강히 맞서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한 전 총리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고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한 전 총리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기소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곽 전 사장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한 전 총리의 혐의가 어느 정도 구체화된 마당에 정치적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곽 전 사장을 상대로 막바지 보강조사를 벌인 뒤 당초 계획대로 성탄절 이전에 사건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는 강삼재 전 한나라당 의원이 ‘안기부 예산선거 지원’ 사건에서 여러 차례 출석요구가 거부되자 불구속 기소한 전례와 비슷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한 전 총리를 직접조사하지 않고 기소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아 검찰 수뇌부가 한 전 총리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골프장 시행사인 (주)스테이트월셔 회장 공모(구속기소) 씨 등으로부터 4억여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을 이르면 15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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