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말 중에 종교에서 유래된 단어도 있다. 본래의 뜻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본래의 뜻과 다르게 사용되는 것도 있다. 이와 같은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도록 한다.

나락(奈落, 那落)
奈 어찌 나, 落 떨어질 락 : (지옥),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극한 상황
落 어찌 나, 落 떨어질 락 : 지옥, 구원할 수 없는 마음의 구렁텅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다’

우리는 어려운 곤경에 처했을 때 ‘나락’이라는 단어를 간혹 사용한다. 순우리말로 쓸 때는 벼의 방언을 뜻하지만, 예시의 ‘나락’은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을 달리 부르는 단어다.

‘나락’은 불경에서 쓰이는 범어(梵語) 중 ‘naraka(나라카)’라는 단어의 발음을 본뜬 것이다. 본래의 뜻은 ‘밑이 없는 구멍’ 즉 ‘지옥’을 뜻하는 말인 나락(那落)을 사용했었으나, 현재는 지옥이란 뜻보단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표현하는 말로 나락(奈落)을 사용한다.

한편, 성경에도 밑이 없는 구덩이를 뜻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무저갱(無底坑 : 無 없을 무, 底 밑 저, 坑 구덩이 갱)’이다. 이는 심판을 받아 떨어지면 영원히 나오지 못하는 구덩이를 뜻한다.

성경은 “무저갱의 사자(使者)를 히브리 음으로 아바돈, 헬라 음으로 아볼루온(계9:11)”이라고 하는데 아바돈, 아볼루온은 지옥·멸망·죽음을 뜻한다. 또한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벧후2:4)”라는 점을 볼 때, 무저갱이 지옥임을 알 수 있다.

※ 범어(梵語)란, ‘산스크리트어’라고도 하는 인도의 옛 언어이며 힌두교·불교·자이나교의 경전에 기록된 언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