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는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해마다 4월이 돌아오면 시(詩)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사월은 잔인의 달. 죽은 땅 위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로 시작되는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입에 담으며 그렇게 말하곤 했다. 더욱이 지난해 4월달에 발생한 세월호사고로 많은 국민은 더욱 그렇게 느꼈을 테고, 아직도 그 잔영이 사회 구석에 남아있어 국민 안전에 대한 상당한 불안 심리를 지니고 있음이 현실인데, 비극을 상기시키는 4월이 다시 찾아왔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 가족뿐만 아니라 국민에게까지 큰 아픔을 가져다준 채 세월 속에 묻어졌지만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서야 국민 의식 속에 안전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것은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누구에게든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이야말로 인간의 기본적 욕구일진대, 그 같은 참혹상에 대비해 만들어진 조직이 작년 11월 19일에 탄생된 국가재난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전처이다.

안전처가 명실공히 그 기능대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 용쓰고 있다. 그간 재해·재난 등 종합 대응 조직을 정비해왔던 안전처에서는 지난 2월 16일부터 4월말까지 ‘국가 안전대진단’ 기간으로 정해 우리 사회의 모든 안전 분야에 대해 전국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국회, KBS와 함께 ‘안전 대한민국’ 공동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바, 사소한 일에도 신경써야 하겠다.

이 같은 일은 국가안전과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사고 발생과 문제 제기는 관심분야에서보다는 일상에서 도외시하고 방심하는 사소한 분야에서 자주 발생해왔다. 제아무리 국가안전처가 자연재난 대비와 사회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점검한다고 하더라도 생활 현장에 있는 자나 일반 국민이 안전의식이 없거나 스스로 조심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위험의 밑불은 번져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본지는 해빙기인 4월을 맞아, 각종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은 국가안전처 등 정부조직의 기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국민의 생활화된 안전 의식과 조심이 우선임을 계도(啓導)하고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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