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농도 미세먼지를 동반한 황사가 23일 오전 서울 하늘을 뒤덮고 있다. 멀리 있는 남산 N서울타워가 잿빛 황사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이날 서울 경기, 강원도 일부 지역에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바이러스·미생물 포함
거리 음식 오염 가능성
"어린이 지도 필요”
비포장 식품은 세척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봄철과 겨울철 불청객인 황사가 맹위를 떨치면서 길거리에 ‘황사 마스크’를 쓴 행인이 늘고 있다. 그러나 황사가 위협하는 건 호흡기 안전뿐만이 아니다. 먹거리 안전 또한 황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길거리 음식은 사실상 황사에 무방비 상태여서 주의가 요구된다.

황사란 중국 북부나 몽골 등의 사막 지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미세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졌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현상 또는 강하하는 흙먼지를 말한다. 황사엔 중금속이나 바이러스, 미생물, 곰팡이 같은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 따라서 황사가 끼는 날이면 공기 오염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황사가 봄철의 주된 대기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2003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황사철인 4월에서 5월까지 대기 중 미생물 밀도 변화를 관찰한 결과 황사가 발생한 날 경기 수원의 경우 세균은 6.7배, 곰팡이는 14.5배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충남 태안지역의 경우 곰팡이는 21.6배, 곰팡이는 26.4배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물질이 호흡기뿐만 아니라 먹거리를 통해서도 우리 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황사 미세입자로 눈, 호흡기에 질병이 유발될 수 있으며, 황사 성분인 중금속, 이물에 식품이 오염될 경우 건강장애 및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길거리 등 대기에 노출된 야외 공간에서 파는 음식에 황사 물질이 내려앉을 경우 위생 상태를 더 나쁘게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노상 음식점은 황사가 끼어도 별도의 조치 없이 영업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노상이나 야외 거리 음식은 황사 오염 가능성이 크므로 가급적 어린이들이 사 먹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상에서 조리된 음식뿐만 아니라 포장하지 않은 채 판매되는 과일·채소나 어물, 반찬 등 식품 역시 황사에 오염될 수 있다. 황사 경보가 발령된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의 한 시장에선 야채, 고등어 등 식자재를 별도의 안전조치 없이 판매하고 있었다. 구입 후 세척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황사철 식품 섭취 시 주의사항
-몸속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실 것.
-지하수는 유해물질 함량이 높아질 수 있어 가급적 마시지 말 것.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고, 필요에 따라 1종 세척제(채소용 또는 과일용)로 씻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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