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서가 23일 또 공개됐다. (사진출처: 원전반대그룹 트위터 캡처)
4개 압축파일 올리고 한수원 대응 방식 조롱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서가 23일 또 공개됐다. 지난 15일 이후 다섯 번째 유출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포자는 이날 오후 3시 7분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한수원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라고 자신을 밝힌 유포자는 트위터에 압축파일 등이 연결된 링크를 달았다. 연결된 인터넷 주소엔 원전 도면 등이 포함된 4개의 압축파일과 한수원이 보유한 원전 기술인 ‘원전 안전해석코드(SPACE)’를 상세히 소개하는 내용의 기사가 첨부됐다.

한수원의 대응 방식을 조롱하는 글도 덧붙였다. 그는 “한수원 사이버 대응훈련 아주 완벽하시네. 우리 자꾸 자극해서 어쩌려고 ㅋㅋㅋ”라며 “원전반대그룹에 사죄하면 자료 공개도 검토해 볼게”라고 했다.

그는 또 “사죄할 의향이 있으면 국민들 위해서도 우리가 요구한 원전들부터 세우시지”라며 “지금 국민들 때문에 생각 중이거든, 왜 국민들 대피 안 시키느냐”고 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을 사랑하는 원전반대그룹”이라며 “국민 여러분, 원전에서 빨리 피하세요. 12월 9일을 역사에 남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원전반대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원자력발전소 운전용 도면을 비롯한 4개의 압축파일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와 함께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 가동 중단 조치를 요구하고 디데이를 크리스마스로 설정했다. 이때까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0만여 장에 이르는 미공개 자료를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원전자료 공개는 지난 15, 18, 19, 21일에 이어 이날까지 포함해 모두 다섯 차례에 이른다.

원전자료 유출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사이버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한수원은 전날부터 울진(한울원전), 영광(한빛원전)을 포함한 4개 본부의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전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해 “원전은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1급 보안시설”이라면서 “국가안보차원에서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원전자료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 정부의 대응책이 무용지물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북한 소행설도 제기된 상태여서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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