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을 해킹한 인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새벽 1시 32분 한수원 내부 자료가 담긴 4개의 압축 파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출처: 해당 트위터 캡처)
한수원 “기밀문서 아냐” 진화… 합수단, 수사관 급파
“비전문가인 해커, 어떤 자료가 중요한지 모를 수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도면을 비롯한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서가 21일 인터넷에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을 해킹한 인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새벽 1시 32분 한수원 내부 자료가 담긴 4개의 압축 파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렸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운전용 도면(고리 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 ▲월성 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MCNP Ver5. User’s Guide 및 SW Index(노심설계용 공개 프로그램) ▲BURN4 자료(핵종량 계산프로그램) 등이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이 이용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수원 악당들아, 니들이 유출되어도 괜찮은 자료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두고 볼까. MCNP5 1.6과 BURN4가 뭔지도 모르는 니들과 얘기하는 우리가 참 한심하다”며 한수원을 조롱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만여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줄께.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고 했다. 그러면서 “니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프로그램을 모두 가지고 싶어 하는 나라들에 공개하면 책임지겠는지…”라고 했다.

이 이용자는 “다시 말하지만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를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이라면서 “자료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 안전은 담보해 주겠죠.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거에요”라고 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저희도 어쩔 수 없네요. 자료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밖에…”라고 위협했다.

이 이용자는 글 말미에 “하와이에서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라고 밝혀 트위터 글을 올린 지역이 하와이임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21일 트위터를 통해 추가로 공개된 자료는 기밀문서가 아니며 기존에 공개된 자료와 비슷한 수준의 일반 기술자료로, 원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현재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사이버공격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정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사회 혼란을 조성하는 원전자료 유출 전모를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해커가 기밀핵심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확보는 했는데 공개를 안 한 건지가 불분명하다”며 “원자력 분야에 비전문가인 해커가 어떤 자료가 중요한 것인지 모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공개된 문서가 기밀핵심자료가 맞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보안 1등급으로 관리되던 자료가 해킹됐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IP 위치 등을 토대로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IP 주소의 위치가 확인됨에 따라 해당 지역에 수사관을 보냈다. 고리, 월성 원전에서도 수사관을 보내 범행 흔적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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