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100분 토론’에서 하차한 손석희 교수.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손석희 교수가 8년여 동안 함께한 ‘100분 토론’ 방송에서 마지막 인사를 고하는 순간, MBC 여의도 방송센터 스튜디오에 모인 400여 명의 방청객들과 시민논객은 물론 패널로 참석한 정치인들까지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 교수는 여느 때와 크게 다를 것 없이 마지막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7년 10개월간 진행해 온 마이크를 놓으며 “8년 가까이 짊어져 온 무거운 짐을 이제 내려놓게 됐다”고 담담한 어투로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임 사회자 두 분에 비해 저는 운 좋고 행복한 사회자였다고 생각한다. 오래했기 때문”이라며 “첨예한 논쟁의 장에서도 8년 동안 자리를 지키게 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고 표했다.

이어 “사회자의 짐은 내려놓지만 제 머리와 마음속에선 토론이란 단어가 떠나지 않을 것 같다”며 “토론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학습하는 기본적인 장이라고 믿는다. 그 장의 조정자로서 함께한 영광을 기쁜 마음으로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교수는 “이제 100분 토론은 새로운 진행자인 권재홍 기자를 맞는다”며 “힘차게 뛰어가는 100분 토론이 되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손 교수의 ‘마지막 100분 토론’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제작진은 손 교수의 고별식과 함께 130분 확대 특집방송을 준비했다.

특히, 이날 손 교수는 토론이 정리된 뒤 “그동안 나에게 섭섭한 감정이 있으면 말해 달라”면서 참석자들의 속내를 이끌어내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19일 밤 10주년과 손석희 교수의 고별을 기념해 11시 15분 시작된 방송은 정확히 123분만인 20일 새벽 1시 18분에 마쳤다.

방송 후 기념 촬영을 끝낸 손 교수는 “어찌 허전함이 없을 수가 있나. 당연히 허전하다. 시간이 지나면 허전함도 엷어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100분 토론의 열혈 시청자로 남겠다”며 “생방송으로 못 보면 다시보기라도 꼭 챙겨 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통해 그동안 쌓아 온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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