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굴산사지에서 발견된 비석 귀부 측면 모습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강릉 굴산사지에서 비석 귀부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강릉 굴산사지 제3차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의 귀부(龜趺)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강릉 굴산사(崛山寺)는 신라 하대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굴산문(崛山門)의 본산이다.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 대관령국사성황)인 범일국사(梵日國師, 810~889년)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한 영동 지역 선종(禪宗)의 중심 사찰이다.

이번에 굴산사지에서 발견된 귀부는 머리 부분이 결실된 상태로, 너비 255㎝, 길이 214㎝, 몸통 높이 93㎝의 크기로 이뤄져 있다.

특히 귀부는 3중으로 된 육각형의 귀갑(龜甲, 거북의 등딱지)과 치켜 올라간 꼬리, 뒷발가락이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조각돼 있다. 몸통의 중앙에는 비신(碑身, 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을 세웠던 비좌(碑座)가 마련돼 있고, 그 둘레는 구름 문양으로 장식돼 있다.

또 귀부 주변에서 글자가 새겨진 비신 조각도 발견됐다.

강릉 굴산사지에서는 1978년도에 ‘명주도독(溟州都督)’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신 조각이 지표조사 시 수습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비신 조각과는 암질과 글자체에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개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강릉 굴산사지에서는 그동안의 발굴조사를 통해 다수의 건물지, 담장지, 보도시설 등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제2차 발굴조사에서 현존하는 승탑 외에 별도의 승탑 부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어 이번 제3차 발굴조사에서는 승탑 동편에 한 단 낮게 조성된 평탄면에서 승탑지로 추정되는 원형 유구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굴산사지에는 각각 2기 이상의 승탑과 이와 관련된 비석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로 승탑 주변 구릉부와 사역(寺域, 절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 안) 북편 구역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돼 굴산사지 사역의 변화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현장설명회는 27일 오호 1시 30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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