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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적합성 평가 도입… ‘서류전형 부활’ 지적도

직군별 ‘맞춤인재’ 선발
선발과정 3단계→5단계
직무 무관한 스펙 無반영

영업직군 에세이로 평가
연구·SW직군 전공 중요
2015년 하반기부터 적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그룹이 20여년 만에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한편에선 이번에 도입한 직무적합성 평가가 서류전형의 부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 5일 발표한 채용제도 개편안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스펙 대신 실무능력 위주의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삼성그룹은 1995년 열린 채용 제도를 도입하면서 학력 제한과 성 차별을 없애기 위해 서류전형을 아예 폐지하고,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하는 SSAT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된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해 사실상 서류전형이 부활했다는 평가다. 또한 채용절차 역시 기존보다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채용제도 개편안 중에는 ‘직무적합성 평가’와 ‘창의성 면접’이라는 새로운 전형이 추가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삼성에 지원하는 취업준비생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필기시험인 SSAT를 치른 뒤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 3단계를 거치면 됐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공채부터는 ‘직무적합성평가-S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 등으로 5단계의 전형을 거쳐야 한다.

우선 SSAT 응시 자격을 주기 전에 통과해야 할 관문이 바로 직무적합성 평가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지난 5일 채용제도 개편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다양한 직군별 직무역량 평가를 위해 ‘직무적합성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해 직군별로 필요한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며, 출신대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직무적합성 평가는 인문계열 지원자가 많은 영업직과 경영지원직의 경우 지원할 때 직무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했다. 직무 에세이는 성장 배경이나 지원동기 등을 기록하는 일반 자기소개서와는 달리 특정 주제에 맞게 작성해야 하는 만큼 지원자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공계열 지원자가 다수인 연구개발과 기술, 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능력 위주로 평가한다. 이들은 에세이를 작성하지 않는 대신 전공과목 이수와 전공학점 등을 종합 평가한다. 또한 전공능력 위주로 평가해 SSAT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소프트웨어직군은 SSAT대신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를 도입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코딩+알고리즘) 우수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측은 “통상적인 의미의 서류전형처럼 출신대학이나 어학연수 같은 스펙이 아닌 직무 특성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류전형의 부활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또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창의성 면접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면접위원은 지원자와의 토론을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논리 전개과정을 평가한다. 삼성은 직군별 직무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창의성면접 방식과 내용 및 시간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창의적인 인재를 뽑기 위해 채용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기로 했다”며 “채용제도를 개편하더라도 학력·성별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없는 열린채용 기조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새로 바뀐 제도는 내년 하반기 대졸 공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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