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에 지나치게 관대한 인식 드러나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국민 4명 중 1명은 누군가 현금 10억 원을 주면 위법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장후석 연구위원이 27일 발표한 ‘국민의 안일한 인식이 부정부패를 키운다’ 보고서에 따르면 누군가 현금 10억을 주면 어느 정도의 법 위반 행위는 해줄 수 있다는 응답자가 23.3%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런 답변을 한 비율은 20대(29.1%)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40대(23.7%), 50대(21.7%), 30대(19.8%)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답한 비율도 42.6%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부정부패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자전거를 찾아준 경찰이 음료수를 얻어먹은 것과 관련해 ‘음료수 정도는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 응답자도 95.8%였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핀란드에서 자전거를 찾아준 감사 표시로 음료수를 얻어먹은 경찰이 문제가 돼 250배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한 사례를 들어 한국인의 부정부패에 대한 기준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 연구위원은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사회문화적 상황이 다른 선진국 수준의 엄격함은 아니더라도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한국만의 부정부패 기준을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