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어린이들이 SW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영국 정부는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을 초·중·고교 정규과목에 추가하고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SW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

복잡한 문제 해결하며 창의력·사고력 ‘쑥쑥’
정부, 2학기부터 SW교육 시범학교 운영
이미 영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에선 열풍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컴퓨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에 다녔던 한 아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빠지게 됐다. 직접 빙고게임과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등 재능을 계발하게 된 이 아이는 훗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한 빌 게이츠다.

더욱 편리하고, 혁신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주축이 되는 것이 바로 컴퓨터 과학과 공학 기술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교육이 초․중․고교 교육에서 주목받고 있다.

SW교육은 컴퓨팅 시스템 역량을 고려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 문제의 효율적 해결 과정을 통해 지식을 창조하는 일련의 컴퓨팅 사고력 교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SW교육이라고 하면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에서 SW교육의 핵심은 ‘컴퓨팅 사고력 교육’에 있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컴퓨터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사건을 차례대로 바라보고, 오류를 수정하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 즉, 컴퓨터 과학의 원리에 기초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기 위한 사고능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SW교육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3년 교육부가 중학교 2822개교, 고등학교 1809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3년도 중․고등학교 교육 정보화 수준 측정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중학교 정보과목 수강비율은 8.1%로 지난 2010년 28.6%, 2008년 41.4%, 2006년 46.8%에 비해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도 상황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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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정보과목 수강비율은 2006년 24.1%, 2008년 23.8%, 2010년 21.7%, 2012년 5.2%로 점점 하락했으며, 중학교 수강비율보다도 저조했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세계에서는 이미 SW교육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영국 정부는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 을 초·중·고교 정규과목에 추가하고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영국은 2020년까지 런던에서 30만 명, 유럽에서 100만 명, 미국 140만 명의 디지털 기술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기술력을 가진 노동력 확보가 미래 산업의 가장 큰 문제라고 판단해 공립학교에서 의무적으로 SW를 가르치기로 한 것.

미국은 주마다 다른 정책으로 SW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의 중․고등학생은 선택과목으로 컴퓨터 관련 과목을 배워야 하며, 로스앤젤레스의 고등학생들은 데이터 분석과 로보틱스 등이 포함된 컴퓨터 과목 코스를 이수해야만 한다. 뉴욕에서는 올해 가을부터 프로그래밍 과목을 정규 교과로 편성했다.

일본의 경우 정보교과가 필수선택으로 돼 있지만, 코딩 같은 프로그래밍 기술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선택 과목으로 적용돼 고교 필수과목으로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우리나라도 첫 발을 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 1월 ‘SW교육과 컴퓨팅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는 정부, 교육계 등에서 다수의 전문가가 참석해 컴퓨팅사고력 교육 도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지난 7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 보고대회의 후속조치로 올해 2학기부터는 ‘SW교육 시범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실과 과목이 SW 기초 소양교육 중심으로 개편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이는 2009년 교과과정에선 ICT활용교육 단원만 있던 것과 비교하면 SW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양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SW에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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