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의원 “부적합 보고 무시… 13억 원 구입”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특전사 병사들에게 보급된 방탄복이 북한군 총탄에 관통되는 등 작전수행 시 장병 생명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23일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이날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제출받은 ‘전력지원체계 획득·관리실태에 관한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보급된 2062벌의 다기능 방탄복이 북한 개인화기(AK-74)에 완전 관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4월 특전사가 방탄복 성능이 작전수행에 적합한지 여부를 예하 부대인 제3여단 정찰대와 제707대대에 시험 운용했고, 제707대대로부터 ‘총탄을 방호할 수 없는 등 모든 면에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특전사는 제707대대의 보고는 빼고 ‘적합’ 의견을 낸 제3여단 정찰대의 보고만 인용해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A방산업체로부터 2062벌(13억 원)을 구입했다.

이후 감사원이 2013년 이 방탄복 성능을 북한군 화기인 AK-74 소총으로 시험 사격한 결과 총탄이 관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감사원 지적에도 불량 방탄복을 회수, 폐기하지 않고 현재도 사용함으로써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은폐 의혹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당장 불량 방탄복을 전량 폐기하고, 책임자 문책과 더불어 장병 생명을 책임지는 방탄복 성능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군의 신형 소총에 관통되지 않은 새 방탄복을 올해 말부터 보급한다고 밝혔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특전사가 보유 중인 방탄복은 파편탄·군총탄에 대해서 북한 AK-47 소총탄까지 모두 방어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현재 북한이 신형으로 개발한 AK-74 소총까지 방탄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미 작년부터 개발을 했고, 올해 말부터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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