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지 말고 보기만… “속은 것 같다” 관람객들 불만
[천지일보 부산= 이승연 기자] 20일 LG전자의 신개념 스마트폰 ‘아카(AKA, Also Known As)’의 공개가 ‘반쪽짜리 공개’에 그치며 관람객들의 빈축을 샀다.
이날 아카를 보기 위해 부산 벡스코에서 ITU전권회의와 함께 열린 ‘2014 월드IT쇼’의 LG전자 부스를 찾았던 관람객들은 아쉬움과 찜찜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카는 LG전자가 부스에 선보인 다른 스마트폰처럼 만져볼 수도 없이 한쪽 벽면의 투명 플라스틱 장에 갇혀있었다. 60만 원대 아카는 제품 전면 스크린 상단에 위치한 ‘눈’ 모양이 수시로 바뀌는 게 특징이며 내달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중저가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들을 갖췄다.
그래서인지 관람객 중에는 LG전자가 ‘아카를 WIS에서 처음 공개한다’고 밝힌 기사를 접하고 LG전시관을 방문한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아카 공개는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일반적 공개 수준이 아닌 ‘디자인 공개’ 수준에 그쳤다.
동료들과 함께 아카의 실제 모습이 궁금해 부스를 찾았다던 한 대학원생은 “첫 공개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기에 스펙이나 세부 기능이 궁금해서 왔는데 볼 수 있는 건 정면모습뿐”이라며 “차라리 공개한다고 얘기를 말지 마치 속은 기분이다”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벽에 갇힌 아카를 보고 발길을 돌리는 관람객 중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로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출시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WIS에서 공개하게 된 것일 뿐 고의적으로 소비자들을 속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마케팅 쪽에서 주문한 것”이라며 “아직 주요 성능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세부 기능설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이 같은 마케팅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LG전자는 2007년에도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던 ‘프라다 폰’을 코리아IT쇼에 전시한다고 밝히고는 유리장 속에 가둬놓아 관람객과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홍보 효과만을 위해 양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자료를 내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신뢰 차원에서라도 이런 마케팅 관행은 지양하는 게 옳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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