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급 특사 파견 압박 카드로 활용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미국 국무부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국인 억류와 관련해 ‘정치적 볼모’로 삼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15일(현지시각)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다른 2명의 억류자가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투옥되면서 기소된 혐의는 당연히 미국이나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체포 또는 투옥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밀러 씨는 지난 4월 북한을 여행 중 비자를 훼손한 혐의로 억류돼 있는 상태다.

하프 부대변인은 “북한은 공식으로는 이들 억류자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정치적 어젠다를 추구하면서 이들 미국 시민권자를 볼모로 삼으려 한다는 게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이들이 모두 석방돼 귀국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며 “선고와 관련한 보도를 봤지만, 이(기소 내용과 선고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밀러에 대한 북한의 재판을 앞두고 지난 12일 전망을 묻는 말에 “북한은 늘 이런 식으로 사람을 볼모로 활용하고 이번엔 미국인이다. 이는 불쾌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프 부대변인은 국무부 브리핑 이후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라면 체포조차 되지 않을 일로 미국인이 상당히 가혹한 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밀러 씨에 이어 북한 내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다가 지난 5월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에 대한 재판도 곧 열 예정이다.

또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케네스 배 씨(한국명 배준호)를 최근 기자회견에 내보내 미국의 고위급 특사 파견을 압박하고 있다.

과거에 빌 클린턴 및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억류된 다른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방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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