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우호 지지층, 선거 외면할까” 전전긍긍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4 지방선거 이후 두 달 만에 치러지는 7.30 재보궐선거가 ‘낮은 투표율’의 덫에 걸릴 전망이다. 여야는 유불리 계산에 분주한 상황이다.

7.30 재보선은 6.4 지방선거의 연장전 성격이다. 투표 대상 지역이 15곳에 달해 ‘미니총선’으로 불린다.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만큼 재보선에서 확실하게 승리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게 여야의 생각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의 예상 투표율에 관한 공식 자료는 아직 없지만, 역대 재보선 때와 비슷하거나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에선 30%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 이후 총 14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 평균 투표율은 35.5%였다. 이 가운데 7~8월 중 치러졌던 재보선은 총 세 번으로 모두 평균 이하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2006년 7월에 진행된 재보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24.8%에 불과했다.

올해 재보선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표율 상승을 이끌 만한 이슈가 보이지 않는 데다, 환경적으로도 폭염과 여름 휴가철 등이 악조건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실시에 따른 피로감과 정치 불신 현상도 낮은 투표율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재보선 지역에 인지도를 앞세운 거물급 인사를 기용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홍형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해당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며 커온 인물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외지 인사를 당에서 주로 공천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후보자 자체에 열심히 뛰겠다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낮은 투표율로 비상이 걸린 쪽은 야당이다. 여론상으론 불리할 게 없지만, 우호 지지층인 청·장년층의 투표 불참을 우려하고 있다. 재보선 지역구 15곳 중 9곳이 새누리당에서 점유했던 지역이란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안심하지 못하는 것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이후 청와대 인사 참사가 계속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초반까지도 떨어진 상태다. 7.14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고조된 내부 갈등도 부담 요인이다. 새누리당 내부와 지지층의 결집을 방해해 재보선에서 득표율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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