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를 동반한 제8호 태풍 너구리가 북상하면서 전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태풍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귀포에 12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점차 남부지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직 이동 경로가 미정이나 서귀포 해상 남쪽까지 올라와 방향을 틀어 10일경엔 일본 큐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중대본 업무 가운데 태풍호우 등 자연재난을 관장하고 있는 소방방재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은 자연재해가 적은 해로 나타나 있다. 지난해는 총 28건의 자연재해가 발생해 4명의 인명피해와 1721억 원의 재산피해를 입었고, 최근 3년간(20112013)은 사망 16, 재산피해가 1146억 원이 발생했다. 이 피해는 20039월에 발생한 태풍 매미호의 피해(사망·실종 131, 재산 69347억 원)에 비해 훨씬 적은 수치다.

호우나 태풍 등 자연재해는 매년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으나 재해대책을 담당하는 기관과 국민의 예방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그 피해를 줄일 수가 있을 것이다. 소방방재청이 지정·관리하고 있는 전국 재해위험지구는 731개소다. 매년 3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1년에 7090개 위험지구에 대한 정비를 완료하고 있지만 해마다 신규 위험지구가 증가되는 데다가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 단기간 내 마무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정·관리하고 있는 자체 재해위험지구보다 중앙이 관장하고 있는 전국 단위의 재해위험지구는 폭우나 태풍 등 자연재난이 닥칠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상당한 위협성을 내포하고 있다. 자연재해 유형과 발생 시기는 거의 일정해 방재 당국의 눈으로 뻔히 보이면서도 자연재해 저해 경감을 위한 국가예산이 부족해 위험지구를 해소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대형 재해가 발생한 후에 후회하고 당국을 질책하는 것보다는 튼튼 안전, 대한민국을 위해 전국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재해위험지구부터 줄여나가는 정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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