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시험기관 감사 결과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원자력발전소 수리 부품과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자재 등의 시험성적서를 위ㆍ변조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2011~2013년까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의류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등 6개 국가공인시험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24개 납품업체가 39건의 시험성적서를 위ㆍ변조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 7개 납품업체는 원전 정비기관인 한전KPS에 11건의 위ㆍ변조 시험성적서를 제출했다.
원전 보수와 관련한 시험성적서 위ㆍ변조는 4개 업체에 7건(5개 품목)이다. 고리원전 3, 4호기의 사용후연료 저장조 냉각펌프, 터빈증기 배수밸브 등에 쓰이는 부품의 시료명이나 결과값 등을 변조하거나 삭제했다.
산업부 송유종 감사관은 “5개 품목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한 기술지침서상 운전제한 조건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은 아니다”면서 “해당 부품들은 원전 정지 없이 교체 가능한 것으로 원전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시험성적서 위조 내용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통보할 계획이다.
태안화력발전소 2호기의 워터펌프, 제주화력발전소의 냉각팬 등에 위ㆍ변조된 시험성적서가 사용된 사실도 적발됐다.
3개 업체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경주 방폐장 건설에 용접 철망, 외벽 배수 자재 등의 시험성적서를, 8개 업체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배관 공사나 작업복 내피 등에 쓰이는 자재의 시험성적서 18건을 위ㆍ변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납품업체도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했다.
산업부는 시험성적서를 위ㆍ변조한 24개 업체에 대해서는 담당 공기업이 사법당국에 고소하도록 하고,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