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안한 케이블로 시험…관련자 3명 기소, 수사단 확대

(부산=연합뉴스) 신고리 3·4호기에 납품된 JS전선의 케이블 3가지도 열노화 처리를 하지 않은 이른바 '생케이블'로 시험하고 성적서까지 위조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지금까지는 JS전선이 2008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납품한 제어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만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JS전선이 2010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신고리 3·4호기에 납품한 120억원 상당의 제어용, 전력용, 계장용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된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해인 2008년 12월에 한국수력원자력과 납품 계약이 체결된 이들 케이블도 안전성(Q) 등급을 받아야 하는 원전의 핵심 부품이다.

JS전선은 2010년 1월 열노화(150도에서 28일간 또는 155도에서 18일간) 처리를 하지 않고 열풍기로 표면만 그을린 '생케이블'을 캐나다 R사에 보내 같은 해 3월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런 경우 문제의 케이블이 강한 열에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할 수 없다.

또 시험업체인 새한티이피는 R에서 받은 시험 성적서 가운데 온도와 압력을 표시하는 그래프를 기준점 이상으로 조작해 같은 해 7월 한국전력기술에 제출, 승인받아 8월부터 납품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JS전선 엄모(52) 고문과 문모(35) 전 대리를 24일 구속기소하고 이들과 함께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한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 위조에 공모한 혐의로 이모(57) 한전기술 부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신고리 3·4호기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혐의로 이모(36) 새한티이피 팀장을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JS전선, 새한티이피, 한전기술 등이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시험 성적서 위조도 공모했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한전기술 이 부장이 2008년 1월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된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승인할 수 없다고 했다가 불과 며칠 만에 시험 성적서 위조를 공모한 것으로 확인돼 대가성과 한수원을 비롯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중이다.

특히 압수물 분석과 한수원 실무자 소환 조사 등을 통해 한수원 고위층의 개입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장이 신고리 1·2호기 등의 제어케이블에 대한 시험이 실패한 직후인 2006년 6월 재시험 사유가 없는데도 JS전선과 새한티이피에 재시험해보라고 조언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내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수원이 이들 업체 외에 추가로 고발한 원전 부품 시험 성적서 위조 사건과 제보, 자수한 내용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검사 1명, 수사관 1명을 더 보강해 전체 수사단 규모를 검사 9명, 수사관 32명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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