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19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경기기자협회 초청 인천광역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송영길 ‘아성’인가 유정복 ‘박심’인가
갈림길에 선 인천 표심
인천아시안게임도 변수
“부채해결 공약 볼 것”

[천지일보=임문식, 정인선 기자] 19일 오전 9시 40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광역시청 정문 앞. 임시로 마련된 세월호 사고 분향소 난간에 매달린 노란 리본들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휘날렸다. 자원봉사자 몇 명만이 테이블 위에 쌓인 국화꽃 옆에 서서 분향객을 기다렸다. 6.4 지방선거 기간임을 알 수 있는 포스터나 플래카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분향소 옆을 지나던 50대 여성은 “이번에 투표할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외에 나갈 예정이라 투표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며 지나쳐 갔다.

선거 분위기는 아직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았지만, 인천시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3대 격전지 중 하나로 분류된다. 야당으로부터 이를 탈환하려는 새누리당의 총공세가 예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있던 유정복 후보를 새누리당이 차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를 후보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야당 송영길 후보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과 함께 선거판에 뛰어든 유정복 후보는 경쟁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뒤늦게 출마했지만, 이른바 친박(친박근혜)의 힘으로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당 밖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세월호 사건 이후 인천시장 선거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유 후보가 오차 범위 혹은 그 이상의 차이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송영길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심은 크게 둘로 갈라졌다. 지난 4년간 인천시를 이끌어왔던 송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는 의견과 힘 있는 여당 후보에게 인천시장을 맡겨야 한다는 견해가 동시에 나왔다.

박세국(60, 부평구 갈산동) 씨는 “자기가 벌여놨던 일은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송 후보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선거에서 시장이 바뀐다면 기존에 추진되던 정책이 또다시 뒤집힐 것이라는 게 그의 우려였다.

인천 송도에 사는 50대 이운기 씨의 생각도 이와 비슷했다. 그는 “4년 동안 송 시장이 시정을 파악해왔는데, (시장이) 바뀌면 처음부터 정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송 시장이)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이 시장이 되면 (준비하는 시간이) 급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유 후보에 대해선 “내 주변에서도 그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것만 알지 유정복이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선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인지도가 높지는 않다”고 했다.

이런 의견과는 달리 힘 있는 여당 후보가 인천시장을 맡아야만 인천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찮게 나왔다. 중앙공원에서 만난 70대 주민은 “유정복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인천시 개발이 잘 되려면 여당 시장이 돼야 지원도 받고, 힘도 있을 것 아니냐”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정부에서도 지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우(82, 남동구 서창동) 씨도 “야당보다는 힘 있는 새누리당 후보가 (인천시장이) 돼야 인천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여당 시장론에 힘을 실었다. 이광철(61, 남동구 논현동) 씨 역시 “여당 인천시장이 나와야 인천이 잘 된다”면서 “정부 지원이 아무래도 야당 시장 때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구월동에 사는 60대 여성은 “지난번에 송 후보를 뽑았는데, 시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 후보를 지지했다.

젊은층 사이에선 송 후보 지지 성향이 뚜렷했다. 반대로 유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대체로 낮았다. 인천시청 앞에서 만난 이머루(24, 남구 도화동) 씨는 “송영길 후보를 찍겠다”면서 “다른 후보에 비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정식(29, 남동구 간석동) 씨는 “송 후보가 인천시장 1선을 마친 상태여서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유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는지에 따라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 첫 번째 기준은 인천시 부채 해결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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