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30일째인 1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희생자를 찾지 못한 유가족들이 바다를 향해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실종자 수색 장기화… 대조기·선체붕괴로 구조 난항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 10일 새벽부터 기상악화와 선체 붕괴 우려 등을 이유로 사흘간 수색작업을 중단했다가 13일부터 재개해 14일 5구, 15일 3구(오후 5시 기준)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20명의 시신은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현재까지 구조된 생존자는 172명, 수습한 사망자는 284명, 실종자는 20명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 달째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300명 가까이 됐던 실종자가 20명으로 줄어들면서 진도 실내체육관에 빈자리가 많아지는 등 남은 실종자 가족의 슬픔과 근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은 SNS 비방 등에 대한 상담을 위해 현장에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 지난 14일부터 진도 실내체육관에 사이버 수사대 요원 1명이 배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초기에는 생존자로 속여 구조 활동에 혼선을 주는 내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희생자와 가족을 모욕하는 비방 내용이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한 달간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악성 유언비어와 비방 행위에 대한 수사를 벌여 40명이 넘는 인원을 검거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가 가장 많았다. 구속된 사람은 민간 잠수사를 사칭해 방송에 출연한 홍모(26, 여) 씨 등 2명이다.

◆희생자 추모 집회 확산
희생자 추모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15일에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종교계, 정치계, 교육계,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진도 세월호 침몰 희생자 추모회’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 소속 50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3일 실종자 신속 구조와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범국민대책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가만히 있으라’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침묵행진도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이는 경희대 용혜인(25) 씨가 기획한 것으로, 서울에서만 지금까지 3차례 진행됐다.

안산에서도 이 지역 24개 고등학교로 구성된 안산고교회장단연합회가 단원고 학생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9일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다음날인 10일에는 안산시민사회연대와 시민 1000여 명이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합동분향소 주변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색 인간띠 만들기’를 진행했다. 이날 저녁 안산문화광장에서는 2만여 명(경찰추산 7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도 열렸다.

또 세월호를 비롯해 지하철 등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기술자로 이뤄진 ‘국민 안전 지킴이 기술사 봉사단’도 발족했다.

◆3차 수색 마무리… 대조기 수색 난항
수색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잠수사들의 체력 저하, 선체 내부 붕괴 등도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주는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5일까지로 예정했던 3차 수색을 마무리하고 실종자 잔류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살이 가장 빨라지는 ‘대조기’에 접어들면서 수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조심스럽게 인양을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기존 방식의 수색·구조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게 대책본부의 설명이다.

15일 대책본부에 따르면 인양방법·비용 등도 아직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인양이 결정되면 우선 선체에 체인을 설치하고 뒤집힌 배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체인 설치에만 15~30일이 걸리고 세월호 무게(선체만 6825톤, 천안함 5배) 등을 고려할 때 인양작업은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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