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대중, 사찰 중창주 권한 “통도사에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통도사 대중이 서울 약사사 재산관리인에 무성스님을 임명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통도사 대중은 23일 성명서에서 “자승스님이 약사사 주지에 무성스님을 임명한 것은 통도사 대중과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면서 “논의 후 다시 재산관리인을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 약사사의 창건주·중창주 권한을 주장한 것이다. 통도사 대중이 약사사 직영사찰 지정을 반대한 것은 벽안스님 등 통도사 선조사들이 약사사를 조계종 사찰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약사사의 직영사찰 지정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약사사를 조계종 사찰로 등록하는 데 통도사 선조사들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며 “진성스님에게서 사찰을 인수한 통도사 선조사들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석주스님과 협의 후 애종심의 일환으로 직할 사찰로 등록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통도사 대중은 “약사사의 창건주 및 중창주 권한이 통도사 선조사들에게 있는 만큼 그 권한 승계도 통도사 문중에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승스님이 통도사 대중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재산관리인을 임명한 것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했다. 통도사 대중은 “한 입으로 두말하는 자승스님의 이율배반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넘어서 분노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된 무성스님은 영배스님의 상좌(스승의 대를 이을 여러 승려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다. 이와 관련 대중들은 “제34대 조계종총무원장 선거에서 자승스님 대위원장을 맡은 영배스님의 전리품 행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통도사 대중과의 약속은 헌신짝 버리듯 하면서 영배 스님과의 밀약만 중시하는 자승스님의 태도도 실망스럽다”면서 “문중의 공의(公議)는 무시한 채 개인의 사익(私益)만 좇는 영배스님의 태도에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끝으로 통도사 대중은 “약사사를 정화하고 중창하는 데 헌신한 통도사 선조사들의 공로를 고려해야 한다”며 “자승스님은 즉각 통도사 대중의 의견을 물은 뒤 약사사 재산관리인을 재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