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김민지 씨 “한 번 팬은 영원한 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평범한 여대생에서 야구 열혈팬이 된 김민지(22) 씨가 “야구 때문에 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말했다. 

두산베어스 광팬인 김 씨는 현재 두산베어스 야구 스케줄에 맞춰 일상을 살고 있으며, 꿈과 대학교 등 진로도 모두 두산베어스에 맞춰 결정했다.

스포츠 마케터를 꿈꾸며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김 씨를 최근 만나 그의 야구 사랑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씨와의 일문일답.

- 자신에 대해 표현해 본다면.
야구에, 특히 두산에 미친 아이 아닐까요. 시즌 때만 되면 거의 전 경기를 직관하니까요. 그냥 잠실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죠. 주변에서 자제하라고 하는데, 좋아하는데 어떻게 안 갈 수 있나요. 그러나 일상에 지장을 주지는 않으려고 노력해요. 야구가 좋아서 동호회에서 야구도 했었어요. 짧긴 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죠. 무엇보다 제 이름을 새긴 저만의 유니폼을 가진 게 무척 좋았어요.

- 두산 선수들의 최고 강점은.
가장 큰 장점은 팀워크에요. 작년 포스트 시즌을 봐도 알 수 있죠. 4위였지만 선수 간의 끈끈한 정과 단합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봐요. 작년 한 해는 저에게 정말 행복한 해였다. 그 후로 많은 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났을 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시 끈끈한 우정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게 베어스니깐요.

- 두산 베어스 팬덤이 강한 이유는.
우리 팬은 프로야구팀 중에서 가장 팬문화가 좋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게 제가 베어스를 선택한 이유고요. 우리 팬은 항상 선수들을 믿어주죠. 잘하나 못하나 믿어주고 손뼉을 쳐요. 불만이 있어도 농담으로 수다를 떨면 그만이에요. 앞에서는 그저 지켜보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죠. 구단과 팬이 서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거에요. 이번에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많이 이적하면서 출혈이 크겠지만, 그래도 우린 좋은 선수들을 많이 갖고 있어요. 팀의 세대교체라고도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뛸 기회가 많아야 한다고 봐요. 야구는 단기가 아니라 매년 있는 장기적인 게임이죠. 멀리 보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우리 팬들의 장점이죠.

- 두산 팬을 하면서 느낀 베스트·워스트를 한 가지씩 꼽자면.
일단 베스트 사건은 아무래도 작년 포스트 시즌이 기억에 남네요. 물론 다른 베스트였던 일도 많고 많지만 작년 포시에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야구가 강한 인상을 남겼죠. 작년에는 기적을 보았어요. 특히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는 팽팽했다. 거의 매일 연장전을 했으니까요. 정말 울고 웃고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물론 결과는 안 좋았지만 어디 사람이 결과만 생각할 수 있겠어요. 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본다. 야구는 결과만 보기엔 너무 아까운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감동을 느끼는 게 야구의 매력이 아닐까요.

- 두산 베어스 패밀리 모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제가 요즘 다니기 시작한 모임이 있어요. 당연히 두산 팬들로 구성돼 있고요. 직업도 전혀 다르고 성별, 나이도 다른 각자 다른 곳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두산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모인 거예요. 정말 신기하죠. 저희가 처음 자리를 가진 건 2013년 한국 시리즈 3차전 때였다. 그때 저희는 티켓을 못 구해서 야구장 분위기라도 느껴보자 하고 모인 사람이었다.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죠. 하지만 어색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모두 TV로 중계를 보면서 함성소리도 듣고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는 정말 좋았죠. 처음 보는 사람도 같은 팬이라는 이유로 친해지고, 모두 유니폼을 입고 만나는 건 당연한 것이고요.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는 야구는 단합이 잘되는 멋진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 두산 베어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는 두산 베어스에서 일하고 싶다. 저는 베어스를 위해 인생을 바칠 준비가 된 사람이다. 팬의 입장에서 팬을 만족시키는 구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아프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항상 건강하게 야구를 했으면 한다. 그리고 항상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처음에 야구를 시작했던 마음으로 아무 문제없이 야구 생활을 잘하고 은퇴했으면 한다. 급작스럽게 다른 팀으로 옮긴다고 베어스에서 했던 생활까지 다 안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구요. 언젠가는 다시 베어스로 돌아와 줬으면 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처음으로 하는 인터뷰라 설레고 긴장했는데 잘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솔직한 제 의견을 말했다. 베어스 팬을 하면서 이런 인터뷰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베어스 팬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고 행복한 일도 많았다. 그래도 결국 베어스로 마음이 가더군요. 한 번 팬이면 영원한 팬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잘하나 못하나 항상 믿어주고 응원할 것이다. 2014년도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멋진 드라마를 써주기 바란다. 2014 V4, Hustle Doo! 사랑합니다,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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