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19일 오전 열린 가운데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LG 헬기사고 조종사 합동영결식 ‘눈물바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 사고로 숨진 박인규 기장과 고종진 부기장의 합동영결식이 19일 오전 유가족과 동료들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지인, LG전자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으며, 진혼곡이 흘러나오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가족과 동료들 모두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흐느꼈다.

남상건 LG전자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은 “항상 자리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고의 조종사로서 살다 가신 두 분은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최고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애도했다.

고 부기장의 아내는 세 살된 딸의 손을 잡고 영정 앞에 나와 직접 쓴 편지를 낭독했다. 아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라며 운을 떼자 영결식장의 울음소리는 커져갔다.

아내는 “하늘에서도 아이들을 지켜줄 거라 믿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추도사를 마친 아내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가족과 친인척, 직장 동료 순으로 헌화가 시작됐다. 조문객들은 말없이 웃고 있는 고인들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영결식이 끝난 후 고인들의 운구가 장례식장을 나와 운구 차량에 실렸다. 유가족들은 운구를 붙잡으며 고인이 떠남을 슬퍼했다.

직장 동료들도 고개 숙여 애도를 표했다.

박 기장의 공군사관학교 동기생인 문혜강(58, 남) 씨는 “박 기장은 사관생 시절부터 책임감이 많고 인정도 많았다”며 “또 장교생활 중에도 동기생과 관계가 좋았고 전역한 이후에도 동기생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었다”고 말하며 경의를 표했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운구는 장지로 향했으며, 박 기장은 대전 국립현충원, 고 부기장은 국립 이천호국원에 각각 안치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박 기장과 고 부기장은 LG 임직원을 태우고 전주 공장으로 가기 위해 잠실 선착장으로 향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헬기는 이륙 8분 만인 8시 54분께 아파트 102동 24~27층에 충돌해 화단으로 추락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