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문표절 사건으로 6개월간 자숙기간을 가진 오정현 목사가 복귀했다. 주일인 지난달 22일 사랑의교회에서 오 목사가 복귀 후 첫 예배 설교하고 있다(왼쪽).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윤리·도덕 뛰어넘는, 허다한 죄 덮는 사랑’ 설교 논란
“용서 받아야 할 사람이 할 설교는 아냐” 비판 일어

교회측, 방해 우려해 예배 감시
안수집사회 “예배 방해 안한다”
회보 통해 불쾌한 심경 표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6개월 자숙기간을 거쳐 사랑의 교회에 돌아온 오정현 목사의 복귀 설교를 놓고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지난달 22일 오 목사가 전한 설교 내용과 당시 주보를 통해 게재된 편지 내용을 놓고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논문표절 사건으로 6개월 자숙기간을 거쳐 오 목사가 처음으로 단에 올라 전한 설교가 ‘세상의 기준과 윤리, 도덕을 뛰어넘는 허다한 죄를 다 덮는 사랑’을 골자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온 오정현 목사… 복귀 첫 설교 ‘후폭풍’

지난달 27일 양화진문화원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밀물과 썰물의 영성-오정현 목사 복귀에 대한 단상’ 기고글을 통해 오 목사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한마디로 주제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오정현 목사님은 ‘밀양’의 살인자처럼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시점에 행한 복귀 설교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 목사가 강조한 ‘허다한 죄를 다 덮는 사랑’과 관련해 “방금 전에 석방된 사람이 법, 도덕, 책망보다 용서나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자신이 감내했던 징계성 자숙이나 교회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김동호 전(前) 높은뜻숭의교회 목사도 일찌감치 예배 당일인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정현 목사의 복귀 설교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김 목사는 “아무리 목사라고 해도 모든 것을 ‘덮는 사랑’은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이 귀환 첫 설교로 할 설교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그가 6개월 동안을 자숙했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사랑의교회도 걱정이지만 우리 한국교회 참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냥 속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목회하겠다고 하지. ‘모든 것을 덮는 사랑’이라니, 참 많이 속상하다”고 글을 남겼다.

◆당회서기 “사랑의교회 변화된 미래 위해 기도해주길”

반면 같은 날 사랑의교회 당회서기 김주수 장로와 사역장로회장 김동신 장로는 조선일보와 국민일보에 성명을 내고 오 목사의 복귀와 관련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들은 “담임목사님을 비롯한 당회원과 부교역자들, 중직자들, 모든 성도님들의 회개의 엎드림과 변화의 거듭남을 통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로 다시 회복되는 은혜를 베푸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담임목사님의 새로운 목회와, 우리 교회의 변화된 미래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더욱 기도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교인들, 감시 속 예배 분위기에 ‘실망’

그러나 예배당일 벌어진 상황에 실망한 교인들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교회 안수집사회가 지난 29일 발행한 제10차 회보에 따르면 교인들은 오 목사의 설교 내용은 물론 교회 측이 ‘감시자’를 동원해 예배시간에 교인들을 감시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보에 공개된 A순장의 글에서는 예배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었다. A순장은 본당 입구에 이어폰을 낀 굳은 표정의 경호 인력이 배치됐고, 교회 곳곳에는 ‘예배방해행위 형법 158조’ ‘업무방해 형법 314조’ 경고문이 붙어 있어 은혜스럽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또 일부 교인들의 예배당 앞좌석 점거 등으로 불쾌해진 심경을 표현했다. 안수집사회는 이 글을 올린 후 교회가 A순장의 가족과 직업을 공개하는 등 소위 ‘신상 털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수집사회도 당시 교회 상황과 관련해 “본당 앞자리에 앉으려고 일찍부터 줄 선 성도들 앞에, ‘예배지킴이’들이 동원되고 그들에게 점령된 좌석은 절망스러움 그 자체였다”며 “그런 꼼수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욕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예배 방해를 우려해 교회가 예배지킴이를 대동했다고 판단한 안수집사회는 “사랑의교회 안수집사회는 어느 경우든 무슨 이유로라도 예배를 방해하는 일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 목사는 주일 주보를 통해 “그동안 저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교회도 하나님과 한국교회 및 사회 앞에 교만했던 점을 진심으로 회개한다”며 “사역이나 활동을 단순화해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말씀사역과 제자훈련사역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랑의교회 회복예배’로 또 논란의 도마에 올라

그러나 지난달 25일 교계 지도자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했다고 알려진 ‘사랑의교회를 위한 회복예배’가 사실은 오정현 목사 측이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 자리에는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정성진 목사를 비롯해 교계 지도자 3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이후 관련보도를 접한 타 교회 신도가 참석 목회자에 문의한 결과 오 목사의 요청을 수락해 참석했다는 답변을 얻어 논란이 됐다.

한편 오정현 목사는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학)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해 사랑의교회 당회로부터 자숙 6개월 징계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새 성전 신축 과정에서 횡령, 배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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